북, 회담 당일 '무기연기' 통보...미 "북미정상회담 준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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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회담 당일 '무기연기' 통보...미 "북미정상회담 준비 계속"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8.05.1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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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6일 남북고위급회담 당일 맥스선더 훈련을 문제삼아 새벽 회담 '무기 연기'를 통보했다. 사진은 맥스선더 훈련에 참가하는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가 11일 낮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북한이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례적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문제삼아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알려왔다. 미 국무부는 "북미회담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16일 새벽 0시30분께 11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 공군의 연례적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를 문제 삼아 회담을 '무기 연기'한다는 통지문을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보내왔다. 

이어 북한은 이날 새벽 3시께 송고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고위급회담 중지'를 공식화했다.

통신은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맥스선더'훈련을 언급하며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를 겨낭하여 벌어지고 있는 이번 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했다. 

통신은 판문점 선언이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 등을 언급했음을 거론하며 "남조선 당국과 미국은 역사적인 4·27선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대규모의 연합공중훈련을 벌려 놓음으로써 지금까지 우리가 보여준 평화 애호적인 모든 노력과 선의에 무례무도한 도발로 대답해 나섰으며 선언 이행을 바라는 온 겨레와 국제사회에 커다란 우려와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우리의 주동적이며 아량있는 노력과 조치에 의해 마련된 북남관계 개선과 조미대화 국면이 이번 전쟁연습과 같은 불장난 소동을 때도 시도 없이 벌려놓아도 된다는 면죄부라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큰 오산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은 그 어느 일방의 노력으로써는 이행될 수 없으며 쌍방이 그를 위한 유리한 조건과 환경을 힘을 모아 조성해나갈 때 비로소 좋은 결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며 이번 남북고위급회담의 중단 원인은 남한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 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차후 태도를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날 북측의 통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회담 일정 협의 과정에서 연합훈련을 문제 삼는 분위기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와 관련 1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북한 정부 또는 한국 정부로부터 이 훈련을 계속 수행하지 말라거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계획을 계속하지 말라는 의사를 내비치는 어떤 것도 들은 게 없다"며 "우리는 (북미정상)회담 계획을 계속 세울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북한이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의 문제로 삼은 맥스선더 훈련은 이달 11일부터 이미 진행된 것으로 오는 25일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당국은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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