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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6.13 지방선거 D-30, 진정한 정책선거를 기대한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한달여 남은 6.13 지방선거가 여야의 '드루킹 특검' 대치, 남북·북미정상회담 등 초대형 외교안보 이슈에 빨려들어가면서 정책 알맹이 없는 깜깜이 선거가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다 정책선거를 통해 공정선거를 주도해야 할 여야가 갖가지 외보 이슈로 선거의 유불리만 따지면서 지방선거 공약 발표도 한참 늦어지고 있다. 여야간 건전한 정책경쟁이 이뤄질 리가 만무하다.

선거와 관련해 유권자에 대한 계약으로서 구체적으로 제시한 공약을 의미하는 '매니페스토'를 지향하는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는 지난 3일 선거에서 각 정당에게 선거 30일전까지 정당공약집을 발표할 것을 촉구했다. 정당공약집 발표가 늦어진다는 것은 정당이 추구하는 정책공약, 실효성과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한 검증 없이 백지위임을 강요하는 대표적인 '정치 구태'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다른 선진국으로부터 흘러들어온 메니페스토 개념은 역사적으로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더이상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책임선언'에서부터 시작됐다. 과거 정파적인 이념을 내세우며 지킬 수 없는 공약을 남발했던 구태선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거 민주주의가 정착해 가는 과정에서 나온 나름의 혁신적인 시도였던 셈이다.

한국에 정착한 듯 보였던 메니페스토,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이날까지 일부 예비후보자들이 개별적으로 공약을 발표한 것을 제외하고 중앙당 차원의 정당공약집을 발간한 정당은 단 한 곳도 없다. 그나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는 것을 의식한 듯, 정책선거를 통해 선거를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야당들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공약만이 발표될 뿐이다.

반면 민주당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드루킹 특검' 요구 농성에 반대하며 5월 임시국회 정상화를 요구왔던거 치고는 당의 선거 공약집이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 있어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국민들은 자신이 살고있는 지역을 바꿀 인물을 선택하는 지방선거 공약에 굉장히 민감하다. 자신들의 동네에 지하철이 들어오게 할 수 있는지, 어떤 기업을 유치할 것인지, 아파트 가격을 높여줄 인물인지 판단하고 싶어한다. 어떻게 보면 대통령 선거보다 더욱 후보들의 공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선거시 공약 제출과 그에 따른 비용추계를 의무화하고 있는 일부 유럽국가와는 달리 공약을 강제할 수단이 없다.

물론 공직선거법 제66조는 국고보조금을 받는 정당으로부터 10대 정책공약과 시·도별 5대 핵심공약을 제출받아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고 있지만 강제 규정도 아니고, 홍보도 부족해 국민들은 신문기사로 된 기사로만 접할 수있을 뿐이다. 또 우리나라 공직선거법이 각 후보자의 공약에 점수를 매기거나 등급을 정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국민들의 공약 이해도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문제점도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국민주권주의'를 채택, 모든 국민이 국가의 중요 정책을 직접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한다면서 국민들이 정책을 보고 후보를 고를수 없는 환경이라 깜깜이선거가 불가피하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박규리 기자  love9361@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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