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작업 마무리...북미 핵담판 본게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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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작업 마무리...북미 핵담판 본게임 시작
  • 송병형 기자
  • 승인 2018.05.0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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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대 북중 마지막 힘겨루기 / 평양서는 북미 담판 의제 최종 조율 / 도쿄서는 중일 '판문점 선언 지지' / 북미 조율에 정상회담 장소도 포함

[매일일보 송병형 기자] 9일 평양과 도쿄에 각각 북미와 한중일 5개국 최고위 지도부가 모여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마지막 걸림돌 제거에 나섰다. 동서 냉전의 잔재를 일소하고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의 새 질서를 결정하게 될 북미 핵담판이 사전 정지작업을 마무리하고, 최종 단계인 본게임에 들어설 전망이다.

3월 청와대 대북특사단의 백악관 방문 이후 순항하던 북미 대화는 4‧27 남북정상회담의 성공 이후 되레 악화되는 기현상을 보였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파들의 뿌리 깊은 불신과 동북아 데탕트를 원치 않는 일본 아베 정권의 이해가 맞물리며 미국 내 대북 강경론이 득세한 결과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참모들은 ‘특검 정국 돌파용 부실 협상’을 비판하는 공격을 불식시키기 위해 비핵화 요구 수준을 CVID(완전하며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서 PVID(영구적이며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로 높였고, 생화학무기와 중거리탄도미사일의 폐기, 일본인 납북자 문제해결 등의 요구조건을 추가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북미 대화의 원점회귀”를 경고한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격 방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략적 대화를 가졌다. 이로써 미일 대 북중 간 대치 구도가 형성됐다.

이처럼 협상력의 균형을 회복한 양측은 이날 평양과 도쿄에서 마지막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이자 대북 협상을 진두지휘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은 이날 오전 전용기로 평양에 도착, 북한과 북미정상회담의 마지막 의제 조율을 시작했다. 북미 간 핵심 쟁점은 비핵화 해법이다. 폼페이오는 전용기 안에서 함께한 국무부 풀기자단에게 “우리는 (비핵화 과정을) 잘게 세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북중 양국이 원하는 단계적 해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미국이 원하는 해법은 일괄타결을 넘어선 해법이다. 폼페이오 측은 이를 두고 “대담한 조치”라고 했다. 폼페이오는 북미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까지도 이와 연동돼있다고 했다. 이미 확정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는 달랐다.

같은 날 도쿄에서는 북미 각 진영의 2진격인 중국과 일본이 맞붙었다. 단계적 해법인 ‘쌍중단’과 ‘최대한의 압박을 통해 북한을 굴복시켜야 한다’는 강경론의 충돌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판문점 선언’을 이끌어 낸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면서 일본의 도발은 한풀 꺾였다. 3자가 발표한 특별성명에는 △판문점 선언에서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확인한 것을 환영하고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기대하며 △남북정상회담 성공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도록 3국이 공동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내용만이 담겼다.

북미는 폼페이오의 귀국 후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마지막 조율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폼페이오의 귀국길에는 억류 미국인 세 명이 함께할 예정이다. 이는 북미 담판이 본게임에 접어들었다는 상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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