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파기 후폭풍’....美 “北 고농축 우라늄도 폐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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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합의 파기 후폭풍’....美 “北 고농축 우라늄도 폐기하라”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8.05.0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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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1992년 비핵화 선언으로 돌아가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란핵협정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체결 3년도 안돼 파기를 공식화 한 것은 북미정상회담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앞으로 예정된 북미회담에서는 이란핵협정과 같은 ‘불합리한’ 협상을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를 방증하듯 미국은 북한에 제시하는 완전한 비핵화의 조건을 점차 높여왔고, 최근에는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 폐기까지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핵협정은 일방적이며 재앙적이고 끔찍한 협상으로 애초 체결되지 말았어야 한다.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핵협정을 ‘최악의 협상’으로 부르며 탈퇴를 공언해왔고,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축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도 이란핵협정 파기론자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합의 파기 선언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날 조치가 “이란뿐 아니라 다가오는 북한 김정은과의 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란핵합의 파기가 북한에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북한이 1992년 남북한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는 핵 연료주기의 전면과 후면을 모두 제거하고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기존에 요구하던 북한의 핵무기 처리에서 더 나아가 고농축 우라늄 폐기까지 북한에 요구한 것이다. 이어 볼턴 보좌관은 “핵확산과 무기통제 합의에서는 무엇보다 검증과 준수의 측면이 중요하다”고 발언해 앞으로 이를 철저히 검증할 것임도 시사했다.

특히 이번에 미국이 파기한 이란핵협정이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해법의 대표적 사례라는 점도 앞으로의 북미 핵담판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핵파기를 강행한것에 대해 북한이 미국에 불신을 가지게 될 수 있다는 점도 북미정상회담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으로 꼽힌다.

한편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9일 재방북해 북한 고위 관계자와 만나 북미정상회담 세부사항과 비핵화 의제를 조율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북한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별·동시적 조치’에 대해 “우리는 잘게 세분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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