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로파고스 사나" 한반도 평화 발목잡기 홍준표 사면초가
상태바
"갈로파고스 사나" 한반도 평화 발목잡기 홍준표 사면초가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8.05.01 11:4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당 "덜 떨어진 소리 그만...민족사 대장정 동참하길" / 바른미래 "핵폐기 홍폐기"...한국당 유력주자들도 반발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국민과 정치권 대부분은 ‘판문점 선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판문점 선언'을 부정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홍 대표의 판문점 선언 비난 수위가 강해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결국 "덜 떨어진 소리 그만 하시라"는 험한 말이 나왔다. 보수진영의 바른미래당에서도 "한반도 평화의 장애물인 홍 대표를 폐기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고, 심지어 한국당 내부에서는 경기지사 후보인 남경필, 인천지사 후보인 유정복 등 유력주자들이 집단 반기를 들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까지 여야 없이 남북교류 공약을 쏟아내며 가세한 상황. 이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도 성공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된 결과로 분석된다.

▮"정치권과 국민 함께 '평화의 적' 홍폐기 나서야"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일 "홍 대표와 한국당이 하는 것을 보면 갈라파고스에 홀로 사는 듯 하다. 평화를 향한 민족사적 대장정에 제발 함께하길 바란다"며 홍 대표를 향해 "이제 좀 덜떨어진 소리 좀 그만하길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와 관련 전날 홍 대표는 '판문점 선언'을 두고 "김정은과 우리측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홍 대표가 너무 나갔다"는 반응 일색이다. 김 의장의 발언은 보다 직설적인 것이었다.

홍 대표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은 바른미래당에서도 나왔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어제 제가 홍 대표를 '평화의 적'이라고 규정했는데 점점 더 확실해지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북에서는 핵 폐기를 해야 하고, 남에서는 홍(준표) 폐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트럼프가 김정은과 합의를 하면 그때에도 백악관에 주사파가 잠입했다고 공격할 것인가"라며 "이제는 정치권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 똘똘 뭉쳐 한반도 평화의 장애물인 홍 대표 폐기를 위해 일어서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 집단반발 조짐...지도부 vs 광역단체장

한국당 내부에서는 집단 반발 조짐이 주목된다. 인천시장 재선을 노리는 한국당 소속 유정복 시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고 했다. 친박근혜 인사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례적으로 강도높은 비판이라는 평가다. 경기지사 재선을 노리는 같은 당 남경필 지사도 표현을 정제하고는 있지만 홍 대표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인 발언이 계속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지방선거 유력주자들과 당 지도부 간 조율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김태호 한국당 경남지사 후보는 이날 '판문점 선언'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서로 조율을 거치지 않고 국민적 우려를 낳을 수 있는 부분(발언)에 대해서는 후보자와 당 지도부가 조율을 거치는게 중요하다. 오늘 당장이라도 후보자들끼리 전화해 상의하고 중앙당과도 상의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사실상 홍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압박의 성격이다.

▮한국당 지방선거 후보들 너도나도 남북교류 공약

여기에 한국당 소속 지방선거 후보들이 앞다퉈 남북교류 관련 공약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어 홍 대표 등 지도부는 더욱 곤경에 처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한중러 복합물류루트 활성화 사업, 북방경제도시협의회의 북한참석 요청 등을 구상하고 있다. 서 시장은 또 오는 7월 열리는 부산 세계마술올림픽에 북한을 초청하고,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부산 유치에 성공하면 북한 팀 참여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도 "북중러일과 연계한 환동해 경제권이 본격적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포항 영일만을 전략 항만으로 개발해 외자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접경지역 보수표심을 두드리는 한국당 윤승근 강원도 고성군수조차 고성 동해북부선 철도 조기추진, 금강산 관광 재개, 고성평화통일 특별자치도 지정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다만 이번 선거전에서 대표적인 '올드보이'로 꼽히는 김문수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만이 홍 대표를 지지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현재 문재인 정부, 특히 청와대에는 친북 인사들이 많다. 너무 북한에 끌려 다니기식 협상을 하거나 비위를 맞추다 보면 우리의 안보가 혹시 악화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우리 당은 하고 있다"고 했다.

▮한 발 물러선 홍준표 "감성팔이 안타까워"

비판 여론이 밀려들자 홍 대표는 한 발 물러나 민심을 자극할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날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번의 북한 제재가 북핵을 폐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이는데 문재인 정권이 감상적 민족주의에 사로잡혀 감성팔이로 북핵 문제에 대처해 안타까울 뿐"이라며 "제비 한 마리 왔다고 온통 봄이 온 듯이 환호하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까지 끌어들인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완전한 핵폐기 회담이 아닌 북한의 시간벌기, 경제제재 위기 탈출용으로 악용될 경우 한반도에 더 큰 위기가 온다"고 했다. '주사파 밀약' 식의 비판은 사라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훈 2018-05-01 17:41:19
더 이상 못 참겠다. 가짜 보수 물러가라.
국민은 이런 정치행태를 놔두면 지옥이 온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국민청원 운동]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14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