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김진표, 당선 의미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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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김진표, 당선 의미와 과제는?
  • 김민지 기자
  • 승인 2011.05.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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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원내에서 민주당을 이끌 새 원내대표에 재선의 '수도권 출신'인 김진표 의원(수원 영통)이 13일 당선됐다.

'수도권 원내대표를 통한 전국정당화'를 모토로 내건 김 신임 원내대표가 정책능력과 개혁바람을 앞세운 호남 출신의 두 후보를 꺾고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의 표심은 결국 내년 총선·대선을 통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호남지역을 뛰어넘은 전국정당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또 2위와 불과 1표차로 당선된 점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남아 있는 야권통합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문제 등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가 신임 원내대표의 첫 시험무대가 됐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해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1차 투표에 이어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36표를 얻어 1위를 차지, 35표를 얻은 강봉균 의원을 제치고 신임 원내대표로 확정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김 의원이 내건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론'에 가장 의미가 실린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의 뜻을 밝히면서 자신이 수도권 소속 의원임을 강조, "중부권을 민주당의 텃밭으로 만들어야만 정권교체의 기틀을 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정권심판의 흐름을 타고 내년 총선·대선 승리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끌기 위한 전제로 수도권 및 충청·강원 등 중부권에서의 승리를 통한 민주당의 전국정당화가 우선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읽힌다.

수도권 출신인 김 의원의 당선으로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수도권 출신으로 당분간 민주당을 이끌어가게 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특히 지난 4·27 재·보궐선거 이후 최근 한나라당의 쇄신 논의 속에서 수도권 출신인 황우여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이에 맞서 민주당도 호남을 본거지로 한 지역정당의 면모를 탈색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당내 중도성향의 표심도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손학규 대표에게서 볼 수 있었던 중도층의 민심과 함께,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 일었던 당내 노선 갈등 속에서 의원들이 중도개혁에 좀 더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같은 득표수를 거둔 2, 3위 후보로 인해 3명이 한꺼번에 결선투표에 올라갔던 이번 선거 결과에서 보듯 김 의원이 명심해야 할 점도 있다.

김 의원은 호남 출신인 강 의원에게 불과 1표차로 이겼고, 역시 호남 출신인 유선호 의원의 표까지 합할 경우 김 의원의 표를 훨씬 뛰어 넘게 된다. 이 때문에 만약 2명만 결선투표로 올라갔을 경우 패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호남출신 의원들의 목소리도 진지하게 경청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또 두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자신보다 진보적인 성향을 강조했던 점과, 변화와 개혁을 내세운 유 의원의 선전 등을 감안할 때, 김 의원이 앞으로 중도성향을 이어나가면서도 개혁 성향의 목소리를 함께 끌어 안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이를 감안한 듯 김 의원은 당선 확정 직후 인사말을 통해 "한 표 차이로 저에게 원내대표를 맡긴 의원들께 감사하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오늘 의원 여러분이 두 차례의 투표를 통해서 많은 가르침을 줬다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승한 김 신임 원내대표에게 조만간 해결해야 할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

우선 한·EU FTA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이 입은 상처 속에서 향후 한·미 FTA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정부·여당의 태도를 볼 때 앞으로도 비슷한 과정이 예상되지만, 반대로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은 한·EU FTA 때보다 더욱 강경한 분위기다.

이 때문에 경제관료 및 중도성향의 김 원내대표가 당 소속 의원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결집해 대여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지 관건이다.

또 두 차례 선거승리를 통해 필요성을 절감했으면서도 한·EU FTA 처리 과정을 보면서 확인한 정책노선의 차이로 인해 진통을 겪었던 야권통합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하는 점도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다.

더욱이 그가 중도성향임을 감안하면 내년 총·대선을 앞두고 진보정당들과 협력 및 통합문제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이 밖에 이달 말 실시될 5·6 개각에 따른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도 성공적으로 치러야할 관문이다.

전임 박지원 원내대표가 지난해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 및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등을 내리 낙마시키면서 '저격수'로서의 역할까지 보여줬다는 점 때문에 이번 청문회의 지휘자로 나선 신임 원내대표의 역할에도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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