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북측 공식 수행원 9명의 명단이 남북정상회담 하루 전인 26일 공개됐다. 북한이 최고 인사들부터 군부, 외교라인 등 회담 의제 현안을 다루는 분야별 책임자가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예상밖의 라인업에 6월 예정된 북미 정상 간 핵담판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설주 여사는 동반 여부가 미정인 상태. 우리 측은 만찬 참석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북측 수행원 중 최고 인사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포함됐다.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 위원장은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 때도 당시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과 개별 면담 또는 회담한 바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과의 동시 방남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위원장의 친여동생이며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남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던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내려온다.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인 비핵화와 평화정착, 남북관계를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수뇌급 인사들도 명단에 포함됐다. 비핵화와 관련해선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포함됐다. 이들은 북한의 외교정책을 총괄하며 앞으로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들이다.
북한의 군부 실세 두 명도 공식 수행원이다.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야전군을 총괄 지휘하는 리명수 군 총참모장이 포함된 것. 이에 따라 우리 측이 바라는 비무장지대(DMZ) 내 긴장완화 등의 군위협 완화 조치를 실질적으로 끌어내고 본격적으로 이행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에 따른 카운터파트로 남측 공식 수행원 명단에 정경두 합동참모의장이 새로 포함됐다.
남북관계 개선 의제와 관련해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이 우리 측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파트로서 나온다.
이번에는 과거 회담 때와 달리 최휘 당 부위원장도 포함됐다. 최 부위원장은 북한에서 청년 및 직능단체를 총괄하는 인사로, 이번 회담 이후 대내적 후속조치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명단을 발표한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이 같은 북측 수행원 구성에 대해 “처음에 예상하지는 못했던 부분”이라면서 “북측 역시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남북정상회담만으로 따로 떼서 보고 있지 않고, 이어질 북미회담과 이후에 다양하게 진행될 국제사회의 협력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저희는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