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도덕성 따지는 소비자들…갑질 기업 실적 ‘뚝’
상태바
기업 도덕성 따지는 소비자들…갑질 기업 실적 ‘뚝’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8.04.24 1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매운동 통한 남양유업·미스터피자
대통령 선택받은 오뚜기·피자마루는 관심↑
미스터피자의 창업주인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2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최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논란이 점화된 가운데 기업 도덕성이 엄격한 소비 잣대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실적에서도 확연히 드러나 갑질 전력이 있는 기업은 지속적인 영업이익 하락을 겪은 반면 모범기업 이미지의 업체들은 점차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스터피자 운영사인 MP그룹의 최근 3년간 실적은 지속 하락세다. MP그룹의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업손실은 각각 △73억원 △89억 △11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03억원 △970억원 △815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6년부터 줄곧 휩싸여온 갑질 논란이 실적 악영향의 직격탄이 된 것으로 보인다. MP그룹은 지난 2016년 당시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오너 일가가 가맹점을 상대로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정 전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갑질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 미스터피자는 피자업계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 중이었다.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미스터피자 매출은 1767억원, 영업이익은 96억원에 달했다.

대리점 밀어내기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남양유업[003920]도 일정 기간 불매운동이 통했다. 밀어내기와 욕설 논란이 발생한 2012년 이후 남양유업의 영업이익은 곤두박질쳤다. 남양유업의 2012년 영업이익은 474억원었지만 불과 1년이 지난 2013년에는 22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듬해인 2014년에도 261억원으로 적자가 늘었다.

반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모범기업은 시장에서 꾸준히 입지를 넓히고 있는 모양새다. 오뚜기[007310]는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기부, 함영준 회장의 상속세 전액 납부 등으로 모범기업 이미지를 구축했다. 지난해 7월에는 청와대에서 진행된 기업인 간담회 행사에 중견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으면서 집중조명을 받기도 했다.

실제 시장점유율도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뚜기 라면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5년 24.5% △2016년 25.6% 지난해 △25.9%로 꾸준히 올랐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기획재정부 직원들에게 350판을 보내 화제가 된 피자마루도 덕을 톡톡히 봤다. 당시 피자마루는 이 소식이 알려진 직후 하루 동안 20~40% 가량 주문량이 폭주하는 등 관심을 받았다. 청와대는 당시 피자마루를 선정한 배경에 대해 “상생협력을 통한 브랜드 운영과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고, ‘사랑의 1만 판 피자 나눔’, 가맹점과의 상생과 동행 약속을 실천 중인 업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제품의 질, 가격 등 일률적인 조건보다는 해당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중요한 잣대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소비재 기업의 경우 해당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편은 아니라 논란이 터지면 경쟁사에 고객을 빼앗기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