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공포 확산…중견사 분양 줄줄이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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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미분양 공포 확산…중견사 분양 줄줄이 연기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8.04.2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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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침체에 1순위 청약자 0명 단지도 등장
분양 미루고 ‘선임대-후분양’ 등 고육지책 내놔
건설사들이 지방 미분양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방 분양 일정을 연기한 데 이어 임대 후 분양 전환 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동아건설산업이 충북 청주시에 민간 임대아파트로 공급한  ‘청주 오송 동아 라이크텐’ 조감도. 사진=동아건설산업 제공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들은 청약 순위 내 마감되는 반면 지방에서는 청약 미달 사태가 빚어지는 등 청약 양극화가 이어지면서 지방분양 일정이 미뤄지는 추세이다. 또 이같은 지방 미분양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일반 분양 물량도 민간임대아파트로 선회하는 등 ‘선임대-후분양’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중견사, 지방 분양 일정 줄줄이 연기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견건설사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입주 물량이 많거나 미분양 우려가 큰 지역의 지방 분양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올 1분기 ‘제주 한림 오션캐슬’과 ‘제주 대림 위듀파크’, ‘순창 온리뷰2차’, ‘연천 전곡 코아루 더클래스’ 등 4개 단지에서 1순위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지방 부동산 시장 경기가 침체되고 있어서다.

중흥건설은 경남 김해시 내덕지구, 전남 무안 남악신도시, 목포시 상동 등에서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모두 미뤘다. 오는 6월 경남 김해시 내덕동 내덕지구 내 2064가구 규모로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오는 10월로 연기한데 이어 남악신도시 중흥S클래스와 상동 중흥S클래스 역시 다음달에서 오는 8월로 늦춰졌다.

제일건설은 이달 공급할 예정이었던 874가구 규모의 충북 충주시 호암택지지구 제일풍경채 아파트 분양도 하반기로 미뤄졌다.

동양건설산업은 충북 청주시에서 지난 2월 공급하려던 ‘청주 파라곤’을 비롯해 오송지구의 상반기 분양일정도 반년 가량 늦췄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11월 강원 원주시에 ‘원주 중앙공원 더샵’을 분양하려 했으나 5월에서 7월로 벌써 두 차례나 연기됐다.

◇지방 미분양 ‘고육지책’ 민간임대아파트

이처럼 지방 분양 경기 전망이 비관적으로 나타나면서 건설사들은 고육지책으로 임대로 내놓은 후 추후 분양 전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충북 청주시를 중심으로 ‘선임대-후분양’ 방식의 민간 임대아파트 공급이 느는 추세이다.

원건설은 청주시 동남지구 B9, B10블록에서 ‘동남 힐데스하임 The와이드’를 5년 전세형 민간임대아파트로 공급한다. 5년 전세형 민간임대아파트로 5년간 전세로 거주해 본 후 분양전환을 할 수 있다. 우미건설도 청주시 동남지구 B7, B8, C2블록 가운데 B8블록을 내년 상반기 임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동아건설산업은 지난해 충북 청주시 오송2생명과학단지 내 ‘청주 오송 동아 라이크텐’ 일반 분양을 두 달여 만에 포기하고 임대로 전환, 지난달 4년 민간 임대아파트로 공급했다. 대성건설도 같은달 청주 동남지구 B4·B6블록에 세워지는 ‘청주 동남지구 대성 베르힐’의 사업방식을 바꿔 민간 임대아파트로 진행했다.

경기 양주신도시 옥정동에 분양 중인 세영건설의 ‘세영리첼 레이크파크’도 미분양을 막기 위해 분양 전환 임대아파트로 방향을 튼 사례이다. 당초 이 부지는 분양용 아파트 용도였으나 양주시 허가를 받아 최장 8년간 의무임대한 후 분양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SM상선㈜ 건설부문이 충남 아산에 공급한 ‘우방 배방 아이유쉘’도 일반 분양으로 진행하려다 민간 임대아파트로 선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방 주택시장은 주택공급 과잉과 지역경기 침체가 겹친데다 정부규제로 수요자들의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이라며 “완전한 투자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음에도 분양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일반분양을 민간 임대아파트로 전환하는 등의 ‘선임대-후분양’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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