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현민 갑질’에 탈세 의혹까지…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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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현민 갑질’에 탈세 의혹까지…최대 위기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8.04.2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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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이어 재벌총수 일가 처음으로 관세청에 압수수색
전·현직 직원들의 내부 제보 잇따라…회사는 속수무책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대한항공이 창사 50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진그룹도 관세청 조사를 받고 있다.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한진 총수일가의 탈세 의혹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 21일 인천공항 2터미널에 있는 대한항공 사무실을 비롯해 조 전무가 사는 조양호·이명희 회장 부부 자택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자택,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관세청이 재벌총수 일가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언론 보도를 통해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해외에서 산 물품을 무관세로 반입했다는 증언들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은 SNS를 통해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해외에서 구입한 고가의 물품을 대한항공 항공기를 이용해 세금을 내지 않고 반입했다고 증언했다.

문제는 지금까지도 직원들의 내부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불법·비리를 폭로하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에는 온갖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채팅방 참가자들은 총수 일가와 관련한 △폭언 녹취 파일 △갑질·폭력·부당한 업무 지시 △ 강등·퇴사 등 부당 인사 △세관 통과·탈세·비자금 △국토교통부 관련 비리·비위 등을 우선적으로 제보받고 있다. 이 가운데 의미 있는 제보나 증거 자료 등은 보안성이 뛰어난 텔레그램을 통해 모아 언론과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한진그룹 전체로 확대됐음에도 한진그룹 총수인 조양호 회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조 회장은 공식 사과 대신 자신의 집무실에 방음 공사를 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 여론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주말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 7층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 대한 방은 공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음공사는 은밀하게 진행됐지만, 이미 대한항공 직원 9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에는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말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주 서울 공항동 본사 7층 회장실 포함 중역실 전체를 대상으로 일상적인 시설 점검을 한 적은 있었으나, 방음 공사를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이 자칫 대한항공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까지 확산될 우려가 있다”면서 “더 이상 사태를 악화시키고 싶지 않다면, ‘땅콩회항’ 사태처럼 조양호 회장이 나서서 사과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조 전무의 폭행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압수한 조 전무의 업무용·개인용 휴대전화 등에 대해 지난 20일 긴급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를 분석해 피해자인 광고 업체 직원들을 상대로 회유하거나 대한항공 직원들끼리 진술을 맞춘 것은 없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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