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일회용품 전쟁이 끝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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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일회용품 전쟁이 끝나려면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8.04.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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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미세먼지와의 전쟁이 한창인 요즘, 일회용품과의 전쟁까지 시작돼 한숨이 더욱 깊어졌다.

환경부가 재활용 업체들을 설득해 수도권 지역의 비닐·플라스틱 등을 다시 부리 수거할 수 있도록 해 ‘재활용 쓰레기 대란’의 급한 불을 껐지만, 포장재 등에 플라스틱·스티로품 같은 일회용품을 활용하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이번 사태는 예견된 혼란에 미리 대처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탓만 하고 있을 건 아닌 듯 하다. 이번 쓰레기 대란을 계기로 우리의 지나친 포장 문화,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 습관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일회용컵 510개, 비닐봉투 420개, 포장용 플라스틱 62kg.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연간 배출하는 재활용 쓰레기 양이다. 이렇게 많이 쓰나? 의문은 잠시, 기자의 소비·생활 패턴을 보니 고개가 자연스레 끄덕여졌다. 신혼집에 정수기를 둘 자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페트병에 담긴 생수를 매달 사 마셨다. 한동안 텀블러를 갖고 다녔으나 어느덧 편하고 귀찮음에 커피가 담긴 일회용컵을 들고 돌아다니는 게 익숙해져버렸다.

우리들의 인식 개선과 실천이 더 중요한 것 같다. 배출량을 줄이지 않고선 쓰레기 대란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해결해주기만을 기다리기보다 우리 스스로가 전쟁에서 구해줄 영웅이 되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싶다. 기자 또한 반성하고 실천할 것이다.

유통업체들도 궁색한 변명을 하거나 무관심에서 벗어나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특단의 대책과 지원 방안을 내놓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실제 마트에는 조그마한 양의 식품 등이 스티로품이나 플라스틱에 포장돼 판매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과대포장도 심각한 문제다. 유통업체의 ‘로켓배송’·‘총알배송’ 등 속도 및 서비스 경쟁이 벌어지면서 포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스티로품·비닐·종이상자 등으로 이중삼중 포장하는 것. 문제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일회용품의 사용량은 더욱 크게 늘 것으로 보여서다.

과도한 일회용품 사용과 포장에 대한 적절한 정부 개입도 공론화돼야 한다. 일반 주택처럼 공동주택도 자치단체가 책임지고 수거하는 통합관리시스템 가동을 검토해야 한다. 생산자 분담 의무비율 상향 조정은 물가 상승 영향을 고려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

하루 빨리 일회용품과의 전쟁, 나아가 미세먼지 전쟁에서 벗어나 깨끗한 대한민국에서 살 수 있길 꿈꿔본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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