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이성계 건원릉, 한식맞아 ‘함흥 억새’ 자르고 새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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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이성계 건원릉, 한식맞아 ‘함흥 억새’ 자르고 새 단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8.04.0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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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릉관리소, 건원릉 청완예초의(健元陵 靑薍刈草儀) 행사 개최 4.6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 조선왕릉관리소는 4월 6일 한식(寒食)을 맞아, 구리 동구릉(사적 제193호) 내에 위치한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健元陵)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청완, 靑薍)를 자르는 ‘청완예초의(靑薍刈草儀)’ 행사를 진행한다.

태조 이성계(太祖 李成桂, 1335~1408)는 세상을 떠날 때 고향인 함흥에 묻히길 원했으나 이를 따르지 못한 아들 태종(太宗 李芳遠, 1367~1422)이 함경남도 함흥 땅의 억새로 봉분을 조성했다.

사진은 2017년 거행된 태조 이성계 건원릉 예초의 장면 <문화재청>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건원릉의 봉분은 잔디를 입히는 다른 무덤과는 달리 억새로 떼를 입혔기 때문에 봉분의 사초(莎草)가 무성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건원릉의 사초(莎草)는 태조의 유교(遺敎)에 따라 ‘북도청완(北道靑薍)으로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북도(北道)란 우리나라 동북면(東北面), 곧 함경도 지방을 말한다.

건원릉을 제외한 다른 능들의 봉분은 잔디로 덮여 있어 5월부터 9월까지 5~7차례 깎지만, 건원릉의 봉분은 한식날 단 한 차례 예초(刈草, 풀베기)를 한다. 조선왕릉관리소는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온 이 의식을 8년 전부터 절향(節享, 계절에 따른 제사)인 봄 제사로 거행해 왔다.

사진은 2017년 진행된 태조 이성계 건원릉 고유제 장면 <문화재청>

조선왕릉관리소는 지난해부터 일반 시민과 학생들이 행사의 제관으로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사전 신청을 거쳐 고등학생(3명, 남성)과 일반인(3명, 남성)등 모두 6명의 제관을 선발했다.

예초의식은 6일 오전 9시 30분부터 능 윗부분의 억새를 베는 것으로 시작된다. 풀을 벤 후에는 10시 30분에 제관의 행렬이 재실(齋室)을 출발하는 것을 시작으로 1년간 자란 억새를 제거했음을 알리는 고유제(告由祭)를 지낼 예정이다. 제사가 끝나면 조선왕릉 제향(祭享)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복(飮福)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동구릉이 무료로 개방되면서 동구릉 안에 있는 건원릉 능침도 무료로 개방된 만큼, 관람객들은 건원릉 청완예초의 역사해설을 듣고 봉분 보식용 청완(억새)도 운반하는 체험행사를 즐길 수 있다.

행사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조선왕릉 누리집(소통마당-행사안내)을 참조하거나 전화(☎031-563-2909)로 문의하면 된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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