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추가 요구…파장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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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추가 요구…파장은 얼마나 될까?
  • 이근우 기자
  • 승인 2018.04.0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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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외국계 투자자 동조할 경우 모비스·글로비스 분할 합병 차질 우려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엘리엇이 현대자동차[005380] 그룹에 지배구조와 관련해 추가 요구를 한 배경과 파장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대한 지분율이 높지 않아 독자적 영향력은 크지 않지만, 다른 외국계 투자자들이 동조할 경우 지배구조 개선의 첫걸음인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 합병이 순조롭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엘리엇은 스스로 현대차그룹 지분 총액이 1조원 정도라고 소개했지만 회사별 구체적 지분율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 기아자동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3사의 시가총액(3일 종가 기준)은 73조5000억원(현대차 34조8000억원, 기아차 13조2000억원, 현대모비스 25조5000억원) 규모다.

엘리엇이 이 중 1조원을 보유하고 있다면 3사에 대한 지분율은 1.36%에 불과하다. 각사에 대한 지분율도 당연히 5%를 넘지 않기 때문에 공시 대상이 아니고, 정확한 지분율은 예탁원에서 파악이 가능한 상태다.

지분율 자체는 높지 않지만 현대차 그룹은 현대모비스에 대한 엘리엇의 적극 개입에 신경을 쓸수 밖에 없다.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의 분할 합병 비율은 순자산 가치 기준에 따라 0.61대 1로 결정됐다. 비상장 상태인 현대모비스 분할 사업 부문과 상장사인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은 전문 회계법인이 자본시장법에 준거, 각각 본질가치와 기준주가를 반영해 산정했다.

현대모비스 주주는 주식 1주당 현대글로비스 신주 0.61주를 배정받는다. 현대모비스 주식의 경우 분할 비율만큼 주식 숫자는 줄어들지만, 지분율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다음달 29일 각각 임시 주총에서 이번 분할 합병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후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등을 팔아 지배회사격인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기아차 등으로부터 사들일 계획이다.

결국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이 모비스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의 시작이자 핵심인데, 엘리엇이 이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 인적 분할 건이 주총에서 통과되려면 ‘의결권 있는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와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참석, 동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모비스 지분 중 오너측 우호지분은 개인 지분에 기아차(16.9%), 현대글로비스(0.7%), 현대제철(5.7%) 지분을 더해 약 30% 정도로 전해졌다.

외국인 지분율이 48%에 이르기 때문에 엘리엇이 ‘주주 가치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분할에 반대하고 외국인투자자나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소액주주가 이에 동조하면 분할이 무산될 수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각자 판단에 따라 입장을 결정하기 때문에 만에 하나 일각에서 그런 주장이 나온다고 해도 모두 동조할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현대차그룹 측은 “향후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투자자 이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국내외 주주들과 충실히 소통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 합병의 타당성을 외국인 투자자들에 설명하기 위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이번주 이미 시작했다.

또 지난 2일 시작된 미국 지역 IR이 끝나고, 바로 유럽(9~11일)과 아시아(9~12일) 지역에서도 IR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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