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더블스타, ‘먹튀’ 우려 불식은 해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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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더블스타, ‘먹튀’ 우려 불식은 해결 과제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8.04.01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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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그야말로 극적이었다.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결사반대하며 마지막날까지 투쟁을 벌였던 노조가 조합원 찬반투표를 선택하며 급선회를 했다. 누가 봐도 법정관리가 유력했던 금호타이어는 주말 내 막판 진통을 거듭한 끝에야 60%의 찬성으로 더블스타 품에 안겼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카오스였다. 당초 채권단이 정한 데드라인(30일)이 임박했지만 노조는 해외매각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사측과 채권단은 노조를 설득하는데  애를 태웠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가 뜬금없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참전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자금 동원력이 충분하지 않은 타이어뱅크의 인수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타이어뱅크는 2016년 기준 총자산이 3639억원, 현금성 자산은 191억원에 불과하다.  매출은 3729억원, 영업이익은 664억원에 그친다.

이에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도 타이어뱅크가 데드라인을 고작 3일 남겨두고 인수 의향을 밝힌 것에 대해 “금호타이어가 골든타임을 놓치고 법정관리로 들어가도록 조장하는 셈”이라며 비난했다. 산업은행 역시 타이어뱅크가 공식적인 인수의향서를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호타이어 노조는 내부 갈등까지 불거졌다. 일부 노조원들이 노조 집행부가 채권단과 협상 과정 등에서 조합원들과 소통하지 않는다며 비판하고 나선 것. 결국 살길은  더블스타로의 매각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노조는 데드라인을 불과 3시간여 앞두고 더블스타 자본 유치에 전격 합의했다.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정식 매각 계약을 체결하면, 금호타이어는 긴급 자금 수혈에 들어가게 된다. 자금난이라는 ‘급한 불’을 끄면 회사가 진 빚에 대해 금리를 낮추고 만기를 연장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다만, 여전히 남아있는 ‘먹튀’ 우려는 더블스타가 불식시켜야 할 과제다.

현재 더블스타는 글로벌 23위 업체로 14위인 금호타이어보다 한수아래 기업이다. 인수 조건 역시 3년 고용보장과 5년간 대주주 지위 유지다. 이는 몇 년 뒤에는 더블스타가 철수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 2004년 중국 상하이차가 쌍용차 인수 후 1년 반 만에 대규모 해고 계획을 발표하고 4년간 투자를 거의 안한 사례가 있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인수 목적이 회사의 발전이고, 독립경영까지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차이 회장의 약속이 진실인지는 전적으로 향후행보에 달렸다. 더블스타가 어떻게 금호타이어 노사에게 신뢰를 얻어,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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