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金도 못 피한 정치인 스캔들…무대응이 상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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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金도 못 피한 정치인 스캔들…무대응이 상책
  • 신재호 기자
  • 승인 2011.04.03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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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한나라당은 4․27 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전략공천 카드를 포기했다.

대외적으로는 정 위원장의 출마 고사로 당이 어쩔 수 없이 영입을 포기한 모양새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신정아씨가 출간한 에세이집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씨는 에세이에서 정 위원장 서울대 총장 시절 자신에게 서울대 미술관장직과 교수직을 제의했으며 밤늦은 시간에 호텔 바에서 만나자고 했다고 기술했다.

또 "언론을 통해 보던 정 총장의 인상과 실제로 내가 접한 정 총장의 모습은 너무나 달랐다. 내가 보기에는 겉으로만 고상할 뿐 (정 위원장의) 도덕관념은 제로였다"며 "아예 대놓고 내가 좋다고 했다. 앞으로 자주 만나고 싶다고 했고, 심지어 사랑하고 싶은 여자라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신정아 에세이 파문'은 사실 여부를 떠나 학자 출신인 정 위원장의 이미지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 추진해오던 정 위원장의 영입 움직임이 탄력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 정치인 스캔들, 무(無)대응이 원칙

정치인에 관련된 소문들은 해명할수록 눈덩이처럼 커진다. 정치권에서는 "스캔들에 연루됐을 때 해명하지 않고 소문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알려져 있다.

정 위원장 역시, 자신의 스캔들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그는 신씨의 에세이집은 출간된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제주-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관련 행사차 청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됐어요, 행사 왔는데 뭘…"이라며 기자들의 질문을 피해나갔다.

동반성장위원장 사퇴 의사를 철회하고 동반성장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지난달 28일에도 "서울대 총장 재직 시 학교와 저의 명예를 훼손한 일은 하지 않았다"고만 했다.

지난해에는 배우 김부선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변호사 출신의 한 정치인과 데이트를 즐기고 잠자리도 함께 했다"고 털어 놓으면서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상대방으로 지목된 여당 출신 지방자치단체장은 "김씨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난 적은 없지만, 따로 만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야권에서는 "사실이면 사과를 하고, 사실이 아니면 법적 대응을 하라"며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지만 해당 정치인은 공식적인 대응은 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거물급 현역 의원도 모 가수 A씨와의 염문설이 나돌았지만, "무대응이 최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일절 대응하지 않고 침묵으로 악소문을 잠재웠다.

반면 무대응 원칙을 고수하다 결국 노선을 바꾼 경우도 있다.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은 지난해 6월 한 여자 연예인 B씨와의 스캔들이 수그러들지 않자 "최초 유포자를 찾아 달라"며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네티즌 3명을 입건했지만, 유 의원이 처벌을 원치 않아 사건이 마무리됐다.
◇ 三金도 피해가지 못한 정치인 스캔들

정치인에 대한 스캔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3김(三金․김대중, 김영삼, 김종필)도 정치인생 내내 악소문에 시달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교동 자택 실내 장식이 모두 금으로 치장된 '아방궁'을 꾸미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그 소문은 김 전 대통령이 1988년 13대 총선으로 여의도에 복귀한 뒤 기자들이 자택을 들락거리게 되면서 비로소 사라졌다.

1997년 대선 때는 혼자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고, 동료 의원들의 이름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정도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물론 대통령 당선 이후 왕성한 활동과 동시에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학력 시비에 휘말려 고생을 한 적이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측근은 당시 졸업논문까지 제시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1992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는 해인사를 방문했을 때 합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교탄압 논란에 시달렸다. 당선 뒤에는 청와대 내에 있는 불상까지 없앴다는 괴소문까지 돌면서, 결국 언론에 청와대의 불상 모습을 공개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유난히 친․인척과 관련된 소문이 많았다. 김 전 총리의 측근이 1000억원대의 비자금과 거액의 금괴를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1999년 정치권 전체를 뜨겁게 달군 '옷 로비 사건' 때는 부인 박영옥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옷 로비 사건'의 쟁점은 외환 밀반출 혐의를 받고 있던 남편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의 구명을 위해 부인 이형자 씨가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 씨에게 밍크코트를 선물했는지 여부였다.

당시 이씨가 연씨에게만 '옷 로비'를 한 것이 아니라 대학동문이었던 박영옥 여사에게도 거액의 미술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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