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서울시장에 이석연 카드...보수 대 진보 시민운동가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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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서울시장에 이석연 카드...보수 대 진보 시민운동가 대결?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03.1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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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연 전 법제처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이 보수 진영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초대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전 처장에게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 전 처장은 지난 2월 설 연휴가 끝난 직후 홍준표 대표로부터 직접 출마 제안을 받았으며, 수락할 경우 서울시장 한국당 후보로 전략공천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보수 대 진보' 시민운동가의 대결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진보 진영 시민운동가 출신 박원순 시장의 출마가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 홍준표, 박원순 대항마로 이석연 추진

앞서 한국당은 서울시장 전략공천 대상자로 저서 '7막7장'으로 유명한 홍정욱 헤럴드 회장에게 공을 들였지만 홍 회장이 거절해 서울시장 공천 대상자 물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후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병준 국민대 교수 등도 거론됐지만 지난 8일 마감한 한국당 광역단체장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에 지난 11일 마감한 광역단체장 공천 심사에 17대 대선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국제위원장과 서울시 선대위 조직본부장를 지낸 김정기 현 노원병 당협위원장만 공천을 신청했다. 그러나 경쟁력 있는 대구·경북(TK)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전략공천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한국당으로서는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이기기 위해 김 위원장을 넘어서는 전략무기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 내부 서울시장 경선은 박 시장과 우상호 전 원내대표, 박영선 의원의 3파전 양상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시민운동가 출신 박 시장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한국당은 박 시장에 대항할 수 있으면서, 당이 추구하는 합리적 보수 이미지에 맞는 인사로 이 전 처장을 지목했다. 그는 보수 진영의 대표적인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때인 지난 2004년 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해 승소를 이끌어 내는 등 중도보수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지난 2011년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에 이 전 처장을 공천하려 했을 당시 고민했던 그의 출신(전북 정읍)도 지금은 서울 내 호남 이탈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 참여연대 출신 대 뉴라이트 출신 시민운동가 대결구도

이 전 처장과 박 후보가 각각 민주당과 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되면 참여연대 출신 대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운동가 출신들의 대결구도가 형성된다. 다만 이 전 처장의 경우 경실련에서 나와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를 지내는 등 '뉴라이트' 활동에 나서기도 했고,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법제처장으로 중용될 정도로 이 전 대통령의 신임을 얻기도 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시민운동가 조합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뉴라이트는 20세기 중·후반 이후 몇몇 국가에서 일어난 다양한 형태의 보수·우익 성향 또는 반체제적 저항운동 단체나 운동을 총체적으로 가리키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신우익'으로 표현하며, 한국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진보 세력 독주 견제와 안정적 개혁을 주장하는 이들이 결성하여 펼쳐가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일부에서는 뉴라이트 출신에 대한 비판도 많다. 뉴라이트 대부분이 80년대 주체사상을 신봉하며 김일성을 찬양하다가 북한 실체를 알게 되고 정반대 방향으로 전향했음에도 그 시절의 파시즘과 전체주의적 사상을 간직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 전 대통령이 법제처장으로 기용했던 인물,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대표로 활동했던 이 전 처장에게 서울시민들이 얼마나 호감을 느낄 것인지, 결이 다른 시민운동가 출신들의 대결구도가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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