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김백준, ‘결딴’난 40년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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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김백준, ‘결딴’난 40년 우정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8.03.1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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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검찰서 ‘모르쇠’ 일관…김백준 “철저 수사로 모든 진실 밝혀지길”
전문가 “MB와 측근 간 동지애 부재·미래 이익 기대 없기 때문” 분석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4억원을 받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MB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14일 오전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MB 집사’로도 불렸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자백에 가까운 진술을 쏟아냈다.

앞서 김 전 기획관은 검찰이 이 전 대통령 소유인 영포빌딩 지하에서 결정적 문건을 다수 확보하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등 검찰 수사에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 줘 MB의 저격수가 됐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21시간에 걸친 조사 내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김 전 기획관은 14일 열린 첫 재판에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대통령에 대한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을 기대한다”는 뼈 있는 말과 함께 모든 혐의를 사실상 시인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지시로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4억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 전 기획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사건 전모가 국민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정직하게 남은 수사와 재판에 참여하겠다”며 “죄에 대해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고 남은 일생을 반성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전 기획관 변호인 측은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사실관계를 인정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당초 검찰 수사 초반에는 혐의를 적극 부인해 왔던 김 전 기획관이 태도를 바꿔 검찰 수사의 ‘키맨’으로 떠올랐다.

정치권 등에서는 김 전 기획관이 ‘변심’하게 된 것은 검찰이 핵심 물증과 핵심 측근들의 진술을 확보한 상황에서 혼자 혐의를 부인하면 모든 혐의의 주범으로 몰려 중형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전 대통령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면서도 김 전 기획관에 책임을 미룬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김 전 기획관 등 MB 측근들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등을 돌린 것은, MB와 측근 간 ‘동지애’가 부재하고 기대할 만한 ‘미래 이익’이 없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신 교수는 “정치는 의리가 아닌 가치에 기반하는 것”이라고 전제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측근들과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지애’가 있지만 이 전 대통령과 측근은 그렇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이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등과는 달리 기업기반이 확실치 않아서 측근들이 미래를 모색할 때도 배신에 대한 큰 부담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기획관은 MB와 고려대 동문으로 1977년부터 인연을 맺은 40년 지기이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8년 인수위 시절부터 임기가 끝나는 2012년까지 인수위 비서실 총무 담당 보좌역, 청와대 총무비서관, 총무기획관을 역임했다. 이처럼 MB 임기 내내 청와대 안살림을 책임져 와 MB 집사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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