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와이파이 경쟁 이제는 '품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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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와이파이 경쟁 이제는 '품질'이다
  • 박정자 기자
  • 승인 2011.03.2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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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국내 이동통신 3사간 와이파이(WiFi) 경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지난해가 '숫자' 싸움이었다면 올해는 차별화된 기술과 속도를 내세운 '품질'로 맞붙는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이른바 '그린 와이파이' 지역으로 불리는 5㎓ 대역을 둘러싼 이통 3사간 경쟁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와이파이는 3G망에 비해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지만, 카페나 쇼핑몰 등 공공장소에서는 전송 속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제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와이파이존은 대부분 2.4㎓ 대역을 활용하고 있는데 한정된 장소에 너무 많은 와이파이 공유기(AP)가 설치돼 있다 보니 전파간섭이 발생, 결국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거나 끊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5㎓ 대역은 2.4㎓ 대역과 같이 ISM(산업, 과학, 의료용 기기에서 사용 가능한 주파수 대역)으로 누구나 규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주파수 대역인데다, 현재까지 이용자가 많지 않아 주파수 간섭이 적다. 따라서 점점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는 2.4㎓ 대역 보다 빠른 속도 구현이 가능하다.

기존 2.4㎓ 와이파이 실제 속도가 약 15Mbps였다면, 5㎓ 와이파이는 약 70~80Mbps의 속도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4㎓ 와이파이에서 800MB 분량의 영화 한편을 내려 받는 데 7분 남짓이 걸렸지만 5㎓에서는 단 1분40초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데이터 트래픽 폭증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5㎓ 대역은 데이터 분산을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5㎓ 선점에 가장 먼저 나선 곳은 KT다. KT는 기존 와이파이 AP가 지원하는 2.4㎓ 대역에 추가로 5㎓를 지원하는 '프리미엄 와이파이'를 통해 주파수 간섭 현상을 해소하고 기존 AP대비 접속 수용 용량은 3배, 속도는 8배 향상시켰다.

KT는 연초 프리미엄 와이파이를 대학, 도심, 지하철역 등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한 지역을 우선으로 이미 90여 곳에 총 1000대 이상을 설치했다. 연내 2만대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당초 "와이파이존은 전국에 1만개 정도면 사람이 많은 장소는 대체적으로 커버된다"면서 3G 경쟁력을 내세웠던 SK텔레콤도 최근 5㎓ 대역 와이파이존 구축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은 지난 23일부터 강남과 신촌 등 번화가 70곳을 중심으로 5㎓ 무선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길거리는 물론 반경 20~30m 내 번화가 주변의 상점 안에서도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도 오는 5월부터 5㎓ 대역을 이용한 와이파이존 구축에 돌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5㎓ 대역도 누구나 규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주파수 대역이라는 점에서 이용자가 몰리면 결국 2.4㎓ 대역처럼 전파 간섭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2.4㎓ 대역의 무선랜 혼신 최소화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처럼 조만간 5㎓ 대역에서도 혼신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더해져 5㎓ 대역 와이파이존은 머지않아 본격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과 1년 전만 해도 와이파이존 숫자가 통신사의 서비스 경쟁력으로 평가됐지만 스마트폰 1000만 시대에 단순한 숫자 싸움은 이제 무의미해졌다"며 "스마트폰 시대 와이파이 경쟁의 핵심은 빠른 속도와 안정적인 서비스 이용을 보장하는 '품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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