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건설 노조, "회사 망친 경영진·그룹에 법적책임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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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건설 노조, "회사 망친 경영진·그룹에 법적책임 묻겠다"
  • 허영주 기자
  • 승인 2011.03.2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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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법정관리를 신청한 LIG건설 노동조합이 오너 일가를 비롯한 경영진과 LIG그룹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이에 따라 LIG그룹과 대주주의 책임 시비가 본격적으로 불거질 전망이다.

LIG건설 노조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LIG그룹은 자신들의 돈이 아닌 은행돈으로 사업을 벌이다가 방만경영의 책임이 돌아갈 것을 우려해 꼬리 자르기 식으로 책임을 회피했다"며 "법정관리 사태는 LIG그룹이 편법적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전가한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경영진은 LIG그룹을 배경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PF를 일으켰다"며 "LIG그룹이 지원해 준 자금도 그나마 단기로 들어왔다 나간 것이고 법정관리 이전에 자신들의 계열사 돈은 먼저 정리해 나갔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회사의 경영내역과 자금흐름을 파악해 조만간 공개키로 했다. 또 LIG그룹에 대한 법적 채임을 묻겠다는 뜻도 밝혔다.

법정관리 신청에 앞서 LIG건설은 그룹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LIG그룹측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건설처럼 적자 나는 회사에 계속해서 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노조가 LIG그룹의 책임문제를 거론하며 나선 것은 LIG건설의 지배구조 때문이다. LIG건설의 대주주는 티에이에스(TAS)로 인수합병 목적회사다.

티에이에스의 지분은 LIG그룹의 총수 일가인 구본상, 구본엽, 구창모, 구영모씨가 각각 14.31%씩 갖고 있다. LIG그룹의 총수 일가가 사실상 LIG건설의 대주주인 것이다.

또 구본상씨는 LIG건설의 비상근 이사를 맡기도 했으며 구본엽씨는 상근 부사장으로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아버지인 구자원 LIG넥스원 회장이 비상근 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총수 일가가 건영 인수와 한보건설 합병으로 LIG건설이 탄생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가기까지 모든 과정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LIG그룹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LIG건설의 대주주인 티에이에스는 애초부터 자본금을 입수합병 외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또 LIG그룹의 주력인 금융계열사들은 이사회의 전원 참석 및 만장일치 의결을 통해서만 LIG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 법정관리시 주주는 출자금에 대해서만 유한책임을 져 총수 일가에는 큰 영향도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법정관리로 정작 피해를 보게 된 것은 직원들과 하청업체, 채권단들"이라며 "LIG그룹의 꼬리 자르기가 금융시장을 냉각시키면 다른 건설사에도 피해를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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