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남광·진흥' 건설 3社의 비슷한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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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남광·진흥' 건설 3社의 비슷한 몰락
  • 허영주 기자
  • 승인 2011.03.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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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지난 21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LIG건설은 앞서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에 들어간 남광토건, 진흥기업 등과 여러모로 닮았다.

이들 회사는 모두 시공능력평가 100안에 드는 중견 건설업체다. 한때는 건설명가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남광토건과 진흥기업은 1950년대 창업해 197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이들은 경제개발 시기에 성장세를 구가했고 도급순위 10위권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건설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80년대 중후반에 접어들면서 산업합리화 업체로 지정돼 구조조정됐다가 남광토건은 2008년 1월, 진흥기업은 2008년 3월 각각 대한전선과 효성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LIG건설의 전신인 건영은 1977년 창립해 80년말에서 90년대초 아파트 사업으로 명성을 쌓았다. 그러나 1998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006년 LIG그룹 계열사인 TAS에 인수돼 LIG건영으로 새출발했다.

이후 토목사업 강화를 위해 신창건설이 인수한 한보건설을 흡수합병해 2009년 6월 LIG건설로 사명을 변경했다.

재벌 그룹에 인수되면서 이들 건설사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금은 영광은 커녕 어려웠던 시절을 복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남광토건은 2010년 6월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며 진흥기업은 지난 2월 1차 부도처리 이후 가까스로 최종부도는 면했지만 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하다.

LIG건설은 법원의 기업회생 또는 퇴출 결정을 숨죽여 기다려야할 처지다. 그러나 모그룹의 지원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룹의 주력사인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LIG건설의 대주주인 TAS는 인수합병을 위해 설립된 SPC(특수목적회사)로 자본금을 인수합병외에 사용할 수 없다"며 "LIG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은 이사회의 전원 참석, 만장일치를 통해서만 가능해 실제 지원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건설업계에서는 모기업의 전략 및 의지 부족이 이들 건설사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건설업 호황기에 무리하게 건설 계열사를 뒀다가 주택경기 침체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제 빨리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모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신념 없이 막연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거나 업종을 하나 더 늘리려는 그룹 오너의 태도가 문제"라며 "하청업체나 직원들의 피해를 고려한 오너의 책임 있는 모습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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