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운명의 3월 주총…정부·노조입김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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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운명의 3월 주총…정부·노조입김 통할까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03.0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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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하나, 김정태 회장 3연임…신한, 노동이사제 도입 ‘관심’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주요 금융지주사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유례없는 표대결이 예고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거세지면서 정부와 연기금, 노조 등이 사외이사 진입 등을 노리면서 경영참여를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이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일부 금융지주에선 회장 연임 문제를 놓고 치열한 주주들의 표심 잡기 경쟁이 진행될 예정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23일 개최하는 주총에서 사외이사 인선 등 8개의 의안을 상정한다. KB금융 이사회는 유석렬·박재하 이사의 연임과 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 후보의 신규 선임을 제안하는 안건을 올렸다. 관심은 KB국민은행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 건이다. KB노조는 주주제안을 통해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해 11월 임시 주총에서 하승수 변호사를 추천했지만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대비 13.73%, 출석 주식수 대비 17.73%로 부결됐다.

이번에는 좀 더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 전망이 밝다는 게 KB노조의 분석이 나온다.

우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지분율 9.62%)이 지난번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 안에 찬성 의견을 던졌기 때문에 이번에도 찬성표를 기대할 수 있다. 권 교수를 추천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지분율 0.47%)의 조합장도 류제강 KB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맡고 있다.

녹색당 이력이 걸림돌이 됐던 하 후보와는 달리 권 교수는 딱히 결격사유를 찾기 힘들다는 점도 노조가 기대를 거는 부분이다.

그러나 60% 이상인 외국인 주주들이 노조의 경영개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KB금융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는 한 권 교수 선임안은 부결될 가능성도 크다. 특히 KB노조가 5개월 넘게 컨테이너 철야 농성이 이어가면서 노사간 합의점을 찾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같은 날 열리는 하나금융 주총에선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KEB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노조로 구성된 하나금융 공동투쟁본부는 연임반대 입장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가 사외이사를 임명하고 사외이사가 다시 CEO를 뽑는 방식이 ‘셀프 연임’이라며 현행 사외이사 선임 및 운영에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2일 열리는 신한금융 주총에선 사외이사 3명이 교체될 전망이다. 사외이사 10명 중 이상경·이정일·이흔야 이사가 퇴임하며 박철·이만우·이성량·히라카와 유키·필립 에이브릴 사외이사 5명의 연임안이 상정됐다. 신임 이사로는 박병대·김화남·최경록 후보가 추천됐다.

관전 포인트는 신한은행 노조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지 여부다. 현재 신한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분율 4.7%로 국민연금(9.55%), 블랙록(5.13%)에 이어 3대 주주다. 우리사주조합장은 신한금융 경영지원팀장이 맡고 있다. 신한은행 노조는 우리사주조합장을 맡은 뒤 노동이사제를 관철하겠다는 구상이다.

신한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신한금융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인 이달 초 총회를 열고 우리사주조합장을 누가 맡을지 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사주조합에는 비노조원도 다수 들어가 있어 노조가 조합장을 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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