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80km 통학하며 학사모 쓴 70대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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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80km 통학하며 학사모 쓴 70대 '화제'
  • 김찬규 기자
  • 승인 2018.02.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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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 5시간 거리 4년간 오가며 야간수업 들어
충청도와 경상도를 4년간 통학하며 올해 2월 22일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는 만 70세의 김영자 씨

[매일일보 김찬규 기자] 충북 괴산에서 영남대가 위치한 경북 경산까지 약 180km, 왕복 5시간 걸리는 거리를 수업이 있는 평일이면 거의 매일 통학하며 공부한 만 70세의 김영자 씨가 오는 22일 학사모를 쓰게 된다.

충북 괴산에서 자동차 부품 기업 청성산업(주)을 운영하는 여성기업인이인 김 씨는 지난 2014년 영남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늦깎이 대학생이 돼 낮에는 회사 일을 챙기고 밤에는 공부하는 주경야독을 4년간 한 것이다.

김 씨는 평일에는 회사 기숙사 생활을 하며 야간 수업을 듣기 위해 괴산과 경산을 매일 오가며 학업과 일을 병행했고, 주말에는 경북 청도에 있는 집에 머물렀다가 다시 월요일에 수업을 듣고 괴산으로 가는 생활을 4년 동안 했다.

대학을 다니는 4년 동안 결석이나 지각 한번 없었던 그는 장거리를 오가며 학업을 하느라 피곤할 법도 하지만, 수업을 듣는 것 자체가 즐겁고 행복했다고 한다. 부지런히 공부만 한 것이 아니다. 손자벌인 학생들과 어울리며 여느 20대 학생들처럼 대학 생활을 즐겼다. 1학년 때는 운문산 MT에 참가해 직접 음식을 해 학우들을 챙겼다. 학과 동기들과 선후배들을 본인의 청도 집에 초대해 MT를 한 것도 두세 차례나 된다.

김 씨는 항상 학업에 대한 미련은 있었지만 자녀 뒷바라지와 회사 운영을 하며 빠듯한 삶을 살다보니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자녀들이 사회생활을 하고 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다음에 대학을 다녀야겠다고 생각해 2014년 영남대에 입학하게 됐다.
 
지난 1985년 회사를 설립해 33년간 회사를 운영해온 그는 이제 막 경영학 학사 학위를 받은 만큼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회사 운영에 접목해 회사를 더욱더 탄탄한 궤도에 올려놓고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 이후는 건강을 잘 유지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독거노인이나 어려운 노인 분들을 모시고 같이 음식도 먹고 여행도 다니고 싶습니다. 가까운 목표를 하나하나 달성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젊은 학생들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고 꼭 도전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경북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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