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KB금융 조직문화...직원 ‘우선주의’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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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KB금융 조직문화...직원 ‘우선주의’로 간다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02.1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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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자 윤종규·신홍섭, 형식 탈피.경직된 소통문화 개선 통해 성장잠재력 높여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리딩금융 패권을 차지한 KB금융지주의 성공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감한 형식 탈피를 통해 직원 중심으로 진화하는 조직문화가 원동력이란 평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에 실용주의가 강하게 전파된 것은 윤종규 회장이 취임한 지난 2014년 말이다. 윤 회장은 ‘KB사태’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리딩뱅크 탈환을 목표로 세우며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고 했다. 효율적 실천과 실행을 바탕으로 실질적 성과를 이뤄내겠다는 게 뼛속까지 실용주의자인 윤 회장의 경영전략이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11월21일 취임식에서 “보여주기 식 일처리, 형식적인 보고와 회의문화도 실질적이고 실천중심으로 바꾸자”고 역설했다. KB금융의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윤 회장은 빠른 속도로 보고 및 회의문화를 개선해나갔다. 우선 보고 문화로 △보고서 작성 및 보고에 따르는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최소화하고 문제해결 중심의 일하는 문화 정착 △신속한 문서(워드, 엑셀 활용) 작성의 보고문화 정착 △간결한 보고서 작성 및 비대면 보고 활용 △신속 및 적시 보고 등을 제시했다.

또 회의 문화로는 형식적 회의에서 벗어나 토론과 피드백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는 실행 중심의 회의 운영 원칙을 정했다. 윤 회장은 또 회의 전 자료를 먼저 공유하면서 내용을 숙지해 논의 중심의 회의가 진행되도록 독려했다. 이어 윤 회장은 회의 결과를 다음날 오전까지 보고하고 조치상황에 대한 피드백을 주문했다. 보고양식도 한 페이지로 핵심만 간결하게 정리토록 요구했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최소화하고 실질적인 문제해결 중심의 일하는 문화가 빠르게 정착됐다는 게 KB금융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KB금융에는 또 한명의 실용주의자가 있다. 지난해 말 부임한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다.

지난해 말 부임한 신 대표는 올해 경영방침과 관련 “한마디로 실천궁행(實踐躬行·실제로 몸소 이행하다)”이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스스로 먼저 행하고 실천하는 자세로 경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금융계에서 소통의 달인으로 불린다. 지난해 말까지 2년여 간 그룹 홍보를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소통의 고수답게 그는 부임하자마자 경직된 소통, 지시식 문서 형태부터 손봤다. 직원들의 보고시 문서 제목과 내용을 일상적 대화에서 쓰는 말인 구어체로 바꾸게 했다. 예를 들어 ‘1분기 예산배정 통보’를 ‘1분기 배정된 예산을 알려드립니다’식으로 바꾸고 본문에는 “적은 예산이지만 잘 사용해주세요”라는 표현을 넣었다.

또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야근, 회의, 소통 부문으로 함축한 ‘전 직원 동참 프로젝트’도 내놨다. 조직문화 발전을 위해서다.

우선 야근 문화 개선을 위해 △일과 시간내 업무 몰입을 통한 퇴근시간 30분 줄이기 △매주 수.금요일은 ‘가족사랑의날’ 지정 등을 실천과제로 삼았다. 회의 문화에 대해선 회의시간을 30분 줄이고 대안 없는 의견이나 형식적 자료 제시를 지양키로 했다.

소통부문에선 경청을 중시하고 자료 준비는 내가 챙기며 말 먼저 걸기 등이 실천과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KB저축은행의 분위기가 직원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신 대표는 “부임후 열공하면서 재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실천하면 그만큼 성장의 모멘텀도 가까이에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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