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줄이냐 썩은줄이냐... 新4당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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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줄이냐 썩은줄이냐... 新4당 딜레마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02.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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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신(新) 4당 체제'로 정당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6.13 지방선거를 위해 복당과 탈당 그리고 당대당 통합을 감행했던 의원들의 선택이 곧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으로 심판받는다. 이들이 잡은 줄이 동아줄이냐 썩은줄이냐가 판명되는 것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방선거를 위해 국민-바른정당을 통합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하지만 호남정당을 버리고 보수정당인 바른정당의 유승민 대표와 잡은 것이 동아줄이었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안 전 대표는 원내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온 국민의당(40석)을 뺄셈통합을 통해 의석수 30석의 바른미래당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전국정당이 되겠다는 목표를 관철시키기 위한 안 전 대표의 결단이라는 평가도 있다.

만약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직접 나서 승리를 거머쥔다면 안 전 대표의 결단은 일정한 평가를 받게 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으로서도 독자 정당으로서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에 대한 지지여론이 높다는 점에서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자칫 바른미래당의 존립을 위협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영남당이 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지방 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여당 강풍'으로 나타날 조짐이 뚜렷한 데다 설 명절 직전 완성된 '4당체제'가 보수표의 분열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영남 지역당으로 전락하는 것을 피하려면 수도권에서 선전해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일단 한국당으로선 경기지사 재선을 위해 한국당으로 복당한 남경필 지사로 인해 희망이 생긴 상황이다. 한국당이 바른정당 의원들의 추가 복당은 없다고 못 박았다가 말을 바꾼 것도 지방선거에서 경쟁력 있는 남 지사를 영입해 경기지사로 출마시키기 위해서였다.

다만 민주당의 이재명 성남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유지하고 있어, 남 지사의 무리한 복당이 동아줄이 될지 썪은줄이 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한편 민주평화당 창당에 참여한 정치인들은 호남지역에서 생사가 갈릴 전망이다.  이들은 보수당과 손잡은 안 전 대표를 버리고 신당을 창당해 호남지역 지방선거 승리를 일찌감치 준비했다. 전국정당을 버리고 호남정당을 선택한 이들은 타당에 비해서는 다소 한정적인 목표인 광주 서구갑 국회의원 재선거, 광주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박주선 공동대표 등 이 지역 정치인을 내세워 민평당과 일전을 치른다.

하지만 역시 호남에서도 민주당 바람이 관건이다.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참패한 호남지역에서 지지율 상승을 기반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만약 민평당이 호남지역 선거구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에는 햇볕정책, 중도개혁, 평화 등의 이념이 민주당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민주당에 흡수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이번 6월 호남지역 지방선거 결과로 바른미래당과 민평당의 존립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 나온다. 바른미래당이 호남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으면 민주당과 경쟁구도를 이어갈 수 있고, ‘중도정당’으로서 전국정당으로 단숨에 부상할 수도 있다.

민평당 역시 호남권 원내 1당임에도 불구하고 조직기반이 민주당에 비해 약하고, 캐스팅보트를 자처하고 있지만 민주당과 차별화를 찾지 못하고 있어 지방선거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지 못한다면 민주당으로 흡수‧통합될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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