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 수도권에서는 보수의 생존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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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지방선거 수도권에서는 보수의 생존투쟁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02.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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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보수 진영 입장에서 보면 올 6월 지방선거에서 가장 위태로운 곳은 수도권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여당 강풍'으로 나타날 조짐이 뚜렷한 데다 설 명절 직전 완성된 '신(新)4당체제'가 보수표의 분열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여당의 독식을 막지 못한다면 자유한국당은 영남 지역 정당으로 전락하고, 바른미래당은 존립 기반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을 맞게 된다. 따라서 수도권 선거는 보수의 생존투쟁이 될 전망이다.

한국당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표가 떨어져나가며  지방선거에서 일부 영남 지역외 어느 지역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수도권도 마찬가지. 한국당은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인천시장에 당의 모든 전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대표는 6개 광역단체장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며 승부수를 띄우면서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등 전통 텃밭과 함께 인천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또 소속 의원들이 집단 탈당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바른미래당으로서는 서울시장 출마가 예상되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승리 여부에 당과 안 전 대표 본인의 정치 생명이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창당과정에서 신 4당 정계개편의 시발점이 된 바른미래당은 국민-바른당, 양당이 합친 것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지방선거에서 내지 못하면 선거책임론으로 또 한번 정계재편 회오리 바람에 휩싸일 수도 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카드' 당 존폐를 건 싸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서울시장에 나설 후보가 넘쳐나고 반대로 야당은 마땅한 후보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 민병두·박영선·전현희 의원 및 정봉주 전 의원, 박원순 현 시장 등 거물급 후보들이 잇달아 도전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은 본선보다 치열한 경선을 벌이게 됐다. 가장 유력한 민주당 경선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시장이다. 

이에 맞서 보수 측에서는 아직까지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은 홍 대표가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나서 ‘인물 찾기’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나선 인물은 전무한 실정이다. 한때 거론됐던 나경원 의원과 홍정욱 전 의원이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홍 대표는 한 번 고사했던 홍 전 의원에 대해 재차 영입에 나섰다고 알려졌다. 이에 더해 김택진 NC소프트 대표도 본인 의중과는 상관없이 영입 대상에 올라있다. 홍 전 의원에 대한 재영입 설득과 정치에 뜻이 없음을 그동안 수차례 밝혔던 김 대표에 대한 영입에 나설 정도로 한국당은 현재 인물난을 겪고 있다.

그 빈자리를 노리고 바른미래당에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카드가 거론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통합 이전 안 전 대표는 수도권 정당을 역설했고,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도 한국당을 수도권에서 누르겠다고 공언해왔다. 수도권 빅3 중 한국당이 경기지사와 인천시장을 차지하고 있어 그나마 기득권 프리미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장 자리는 바른미래당의 승부처가 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다. 안 전 대표 카드가 유력시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 전 대표는 앞서 7년 전인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높은 지지율로 서울시장 당선이 유력했었지만 박 시장에게 야권 단일후보를 양보한 전력이 있다. 당내부에서는 안 대표가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지방선거의 제왕격인 서울시장에 출마해 수도권에서 바른미래당의 존재 가치를 확인시켜주길 바라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안 전 대표 카드가 민주당의 바람을 막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자칫 실패할 경우 바른미래당은 수도권 정당이라는 지향점이 흔들리며 당 존립 기반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안 전 대표 본인도 대선에 이어 서울시장 선거마저 패배할 경우 정치적으로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당으로서도 안 전 대표로서도 서울시장 선거는 생사를 건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남경필 복당으로 한국당 기사회생 카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현재까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간 대결 구도가 형성되어 있다. 바른미래당이 후보를 내더라도 양강 구도를 흔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민주당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전국적인 지지도를 얻은 이재명 성남시장, 폐광이던 광명동굴을 개발해 전국적인 관광브랜드로 끌어 올린 양기대 광명시장,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강력한 당내 지지세력을 품고 있는 전해철 의원이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한국당은 5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그동안 단 한 번도 선거에서 패배한 적이 없는 남경필 현 지사가 유력하다. 그는 지난 2014년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후보를 0.87%포인트 차이로 이겼던 만큼, 민주당과의 싸움에 익숙하다.

그가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복당한 이유도 전략공천을 통해 한국당 유일 후보로 자리잡아 빨리 선거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한국당으로서는 남 지사가 복당하면서 수도권에서 싸움에 희망이 생긴 상황이다. 한국당은 최근 광역서울도를 내세우면서 선거 마케팅에 능숙히 대처하고 있는 남 지사에높은 희망을 걸고 있다. 한국당이 바른정당 의원들의 추가 복당은 없다고 못 박았다가 말을 바꾼 것도 지방선거에서 경쟁력 있는 남 지사를 영입해 경기지사로 출마시키기 위해서였다.

다만 민주당의 높은 당지지율은 큰 변수다. 민주당 내부 경선이 사실상 당선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만큼 모든 단체장 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여론조사 결과가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 시장은 지난 15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할 경우 53.1%의 적합도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당 최후의 보루 인천 유정복

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의 수성이냐, 더불어민주당의 탈환이냐를 놓고 인천시장은 지난 20대 경선에서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를 1.75% 차이로 이기는 등 접전을 펼친 곳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 출마예정자로 김교흥 국회 사무총장과 박남춘 국회의원(인천남동구갑), 홍미영 부평구청장, 윤관석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당은 일찌감치 유 시장에 대한 공천을 확정했다. 홍 대표는 공개 석상에서 ‘필승 카드’라며 유 시장의 재선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지은 유 시장은 제2 대도시성장을 앞세운 ‘서인부대(서울-인천-부산-대구)’를 앞세워 경제발전과 도시 규모에서 부산을 제치고 2대 도시 도약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전국 유일의 지방재정 주의단체 탈출과 서인부대를 승부수로 띄워 재선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계) 실세를 앞세운 이른바 ‘힘 있는 시장’을 앞세워 당선된 유 시장이 다시 인천의 표심을 얻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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