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에 일침···"3D TV 구동방식 소모적 논쟁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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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에 일침···"3D TV 구동방식 소모적 논쟁 그만하자"
  • 박정자 기자
  • 승인 2011.03.0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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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셔터안경식이 편광안경식에 비해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팩트'다. 이미 끝난 게임이다. 소모적인 3D TV 논쟁은 이제 그만하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각기 다른 3D TV 구동방식을 놓고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 논쟁에 종지부를 찍겠다"며 LG전자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장 전무는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화요포럼'에 참석, LG전자 연구원들의 논문을 보여주며 논리상 오류를 지적했다.

애당초 LG전자의 연구원들도 편광안경식에 대해 완전하지 않은 기술로 치부했다는 것이다.

김 전무는 "다들 편광안경식을 두고 '노(no)'라고 하는데 갑자기 올해부터 혼자 '예스(yes)'라고 하고, 또 그것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다"며 "어찌보면 같은 엔지니어로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크게 지적한 부분이 화질, 시야각 등이다.

김 전무는 '편광안경식 3D TV의 경우 수직 해상도가 절반이 된다'라고 쓴 LG전자 최모 상무의 논문을 보여주며 "세상 어디에도 편광안경식 3D TV가 풀HD를 구현한다는 논문이 없다"고 강조했다. 편광안경식의 경우 모든 논문에 '풀HD의 절반'이라고 표현해왔다는 설명이다.

최근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편광안경식 3D TV가 풀HD를 구현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논쟁의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말한데 대해서는 "이론적 배경이 없는 억지주장에 불과하다"고 몰아세웠다.

편광안경식 3D TV의 2D 화질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3D TV 구매자들은 2D 방송도 함께 시청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2D 화질이 중요하다"며 "편광안경식은 TV 화면에 필름을 덧대는 방식이어서 밝기(휘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CRT TV 화질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구율(빛을 통과하는 정도)이 30% 가량 낮아져 화면이 어두워 보인다는 뜻이다.

시야각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3D TV는 수평으로 봐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LG전자 양모 부사장의 논문을 보여주면서다. 최근 LG전자가 신문광고에 '누워서도 편하게'라는 문구를 새긴 것을 겨냥했다.

김 전무는 "정상적으로 서서 혹은 앉아서 본다는 가정 하에 모든 3D 촬영이 수평 상태에서 이뤄진다. 이는 그대로 디스플레이에 저장된다"며 "누워서 본다면 자연 3D 효과가 없어지며, 오히려 어지럼증만 커진다"고 설명했다.

올해 LG전자가 탑재한 2D→3D 변환기능에 대해서도 "저급한 기술"이라고 폄하했다.

그는 "변환기능을 위해서는 선명도, 밝기, 화면배치, 배경분리, 자막분리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며 "LG의 제품은 대만업체의 칩을 사용한 것인데, 선명도와 밝기 정도만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2.2D, 2.3D 등 구체적인 숫자로 설명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라고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LG의 공세에 작심이라도 한 듯 ▲3D 화질 비교(해상도/시야각) ▲2D 화질 비교 ▲2D→3D 화질 비교 ▲스마트TV란? 등 4개의 부스에 양사의 제품을 놓고, 기자들을 상대로 기술적 차이점을 상세히 설명했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공정하다는 전제 하에 비교 시연회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며 "미국의 IT전문매체 씨넷이나 미국의 소비자단체가 발행하는 월간지 컨슈머리포트 등이라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대대적인 시연회에도 불구하고 이 논쟁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주장에 대해 "기존 논문은 일반적인 편광안경식에 대해 언급한 것이지 FPR(필름패턴 편광안경식)에 대해 설명한 것이 아니다. FPR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라며 "예전 논문을 가지고 근거없는 주장을 펼치는 것은 이성을 잃은 태도"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열리는 비교 시연회는 회피하면서 자사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비교 시연회를 열었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다양한 비교시연회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어서 논쟁은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10일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에서 3D TV 비교시연회를 연다. 이날 시연회에는 권영수 사장이 직접 참석해 쟁점들을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LG디스플레이는 전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인증기관에서 풀HD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인증까지 받았지만, 셔터안경식 진영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비롯한 다양한 쟁점에서 확실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의 한 카페에서 19일 실시할 예정인 비교 시연회도 관심을 끈다. 이날 시연회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참여없이 카페에서 자체적으로 진행, 어느 정도 객관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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