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우의 화려한 비상… 양학선의 특훈 빛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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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우의 화려한 비상… 양학선의 특훈 빛날까
  • 송현주 기자
  • 승인 2018.02.11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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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남자 모굴 1차예선 실패… 12일 2차 예선 통과하면 당일 결승행
도마 양학선 특훈에 메달 가능성… 캐나다 귀화 유혹 떨치고 한국행
9일 평창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1차 예선에서 한국의 최재우가 점프를 하며 날아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송현주 기자] ‘스키 메달 불모지’ 한국에서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 최재우(24)가 한국 스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라는 대도전에 나선다. 최재우는 12일 밤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2차 예선에 출전하는데, 2차 예선을 통과하면 직후 열리는 결승에 진출, 당일 메달에 도전하게 된다.

▮1차 예선서 착지 실수로 결승 직행 실패

최재우는 9일 열린 1차 예선에서 점프후 착지가 불안해 상위 10명에게 주어지는 결선 직행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다. 당시 시간 점수 15.10와 공중 점수 14.85, 턴 점수 43.0을 합쳐 총점 72.95점을 기록, 1차 예선 30명 중 20위에 그쳤다. 무난히 결승에 직행하리라는 예상이 빗나가고 만 것이다. 두 번째 점프에서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예상보다 멀리 날아간 게 패인이었다. 2차 예선에서는 실수만 없다면 3위 안에 진입, 결승에 오를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는 1차 예선을 마친 뒤 "결과가 좋진 않았다"면서도 "이를 계기로 저를 더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일단 쉬면서 잠시 코스를 보러 올 거다. 다 내려놓을 준비가 됐다. 내려놔야 런(경기력)이 나온다. 그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그는 이같이 실패를 해도 좌절하지 않고 이를 도약의 기회로 삼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특징이다.

최재우는 12차 예선에서 결선 진출에 재도전한다. 1차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20명 가운데 10위 안에 들어야 한다.

▮소치서 사상 첫 결선 진출, 월드컵 랭킹 4위

최재우는 2017~2018시즌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모굴에서 세 차례 4위에 오르며 평창올림픽 메달권까지 진입한 기대주로, 직전 대회인 2014년 소치 대회에서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결선에 진출, 10위를 기록한 바 있다.

그는 아직 FIS 월드컵 무대에서 메달을 따낸 적은 없지만 2017~2018시즌 월드컵에서는 세 번이나 4위에 오르며 자신의 기량이 세계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그가 올림픽을 앞두고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각오를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최재우는 “실수 없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며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알파인 스노보드의 이상호(23)와 함께 한국 설상 종목 ‘노메달’ 한풀이를 해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한국이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따낸 총 53개(금26, 은17, 동10)의 메달은 모두 빙상에서만 나왔다.

▮도마의 양학선에게 특훈 받아..한 단계 업그레이드

최재우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도마의 양학선에게 특훈을 받았다. 양학선은 2012년 런던올림픽 기계체조 금메달리스트로 한국 체조 사상 52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다.

모굴 스키는 눈 둔덕을 빠르게 내려와 두 차례 점프로 공중에서 묘기를 펼치는 종목으로 하늘에 뜬 상태로 빙글빙글 돈 뒤 정확하게 착지해야 한다는 점이 기계체조와 비슷하다. 모굴스키와 체조는 동작자체는 다르지만 공중에서 안정적으로 동작을 완성시킨다는 공통점이 있다.

양학선은 “내가 가르쳐준 것은 최재우의 100% 중에서 0.5% 정도만 되는 것 같다”며 “운동선수는 1년이나 2년, 또는 4년에 한 번 웃음이 나는데 최재우를 포함한 모든 선수가 평창에서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세에 스키 입문한 신동...캐나다 유학 중 귀화 유혹 뿌리쳐

최재우는 4세부터 스키에 입문해 ‘신동’으로 불렸다. 이후 7살 때 알파인스키 대회에 나갔다가 1위를 하며 운명처럼 선수의 길을 걸었다. 본격적으로 프리스타일 스키에 빠져든 것은 10살때다. 2006년에는 캐나다 휘슬러로 유학을 떠나 기량을 쌓았고, 만 15세인 2009년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한국 설상종목 최연소 국가대표였다.

그는 캐나다에서 훈련할 때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현지 코치에게서 귀화 권유를 받기도 했지만, 태극마크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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