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조석래 회장 “물갈이 맘대로 안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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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조석래 회장 “물갈이 맘대로 안 되네~”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7.04.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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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 인선 난항...‘강한 전경련’ 시작부터 어려워

재계, “조 회장, 황영기 전 행장 영입 의지 강해”
전경련, 민간출신 선임으로 ‘관료색’ 벗기 안간힘
  

[141호 경제] 회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간신히 봉합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또 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최근 조석래 신임 회장은 전경련 개혁을 위한 대대적 조직 개편에 착수하고 임원진 교체에 들어갔는데 재계의 안살림과 실무 책임을 맡을 전경련 상근 부회장 인선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조 회장 스스로 관료 출신은 부회장으로 임명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터라 민간기업 CEO출신이나 4대 그룹 최고경영자급이 와주길 기대하고 있지만, 기업들마다 제각기 사정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 최임 직후 ‘강한 전경련’을 외치며 개혁의 고삐를 바짝 당긴 조 회장의 첫 걸음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황영기 전 회장, ‘삼고초려하면 맘 돌릴까?’

당초 재계에서는 전경련 부회장이 지난 주 까지는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회장은 지난 11일 관료출신 조건호 상근 부회장을 전격 퇴진시키고 곧바로 후임 부회장 인선 작업에 들어가 “마음속으로 점찍은 사람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후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경련 측은 우리금융지주 황영기 전 회장을 부회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이 직접 발 벗고 나서 “재계를 도와달라”고 요청했지만, 황 전 회장은 완곡하게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황 전 회장의 고사에도 여전히 조 회장은 그를 영입하기 위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재계는 황 전 회장의 결정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황 전 회장은 재계의 대표적인 ‘삼성맨’으로 분류된다. 1975년 삼성물산에서 시작해, 그룹 비서실을 거쳐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 삼성증권 사장 등을 지내고 지난 2004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옮겨왔다. 우리금융지주와 함께 우리은행 행장을 맡아 3년 연속 순이익 1조원대의 우량은행으로 키워내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우리금융지주회장 연임에 도전했지만, 3배수 후보에도 들지 못하고 탈락한 것으로 알려져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 회장 ‘강한 전경련’ 시작부터 ‘삐거덕’

재계 관계자들은 조 회장이 황 전 회장을 전경련으로 포섭하려는 것과 관련 ‘강한 전경련’ 만들기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조 회장은 지난 11일 고위직 임원 물갈이를 단행하고 전경련 내의 ‘강경’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을 선임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에는 김홍석 홍익대 교수를 불러오고, 사무국 전무로 이승철 경제조사본부장(상무)를 승진 임명했다. 두 사람 모두 그동안 정부의 경제정책에 강도 높은 비판을 해온 인사들. 이들의 선임은 과거 관료 출신이 다수 포진했던 집행부와 달리 앞으로 정부에 대한 ‘전경련 목소리 내기’에 주력하겠다는 조 회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황 전 회장 또한 우리금융지주 회장 시절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용감무쌍(?)한 처신을 보여 왔기 때문에 조 회장이 추진하려는 개혁 코드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재계, ‘전경련 ‘빅3’ 민간출신 채워질까’ 기대 

하지만 황 전 회장이 끝까지 전경련 부회장직을 고사한다면 현재로선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전경련 측에서야, 4대 그룹 출신의 최고경영자들 또는 능력을 검증받은 민간기업 CEO출신이 부회장을 맡아 재계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지만 기업들마다 소극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만약 민간 출신 인선에 실패할 경우 또 다시 관료 출신이 부회장을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과연 전경련 ‘빅3’라 불리는 상근 부회장-사무국 전무-한경연 원장이 모두 조 회장의 바람처럼 민간 출신으로 채워져 전경련이 제 목소리를 내는데 앞장설 수 있을지 재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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