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실적에도 배당 줄이는 금융권, 주주가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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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실적에도 배당 줄이는 금융권, 주주가 ‘봉’?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02.0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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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자본확충 위한 고배당 자제 권고 수용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작년 최대 실적을 거둔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오히려 배당을 줄이고 있다. 이는 올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9) 적용을 앞두고 자본확충을 위해 고배당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특히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최근 채용비리 논란으로 당국과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선뜻 배당 확대를 하기 힘들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날 이사회에서 2017년 결산으로 보통주 1주당 1920원을 현금배당하기로 했다. 배당 성향은 작년과 동일한 23.2%다. KB금융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3조3440억원으로 전년보다 52.68%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7일 열린 결산 이사회에서 작년 결산으로 보통주 1주당 전년과 동일한 1450원을 현금배당하기로 했다. 배당성향은 23.6%로 전년(24.8%) 대비 1.2%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신한금융의 작년 순이익은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역대 최대인 2조9719억원을 기록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당 배당금을 1450원으로 결의했는데 이는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망스런 수준”이라며 “배당성향 기준 23.6%로 2016년의 24.8%나 2015년의 26.7%를 밑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하나금융은 작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250원을 현금배당키로 했다. 이미 지급된 중간배당 300원을 포함하면 보통주 1주당 총 1550원이 현금배당된다. 배당성향은 22.5%로 전년도(23.4%) 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하나금융의 배당성향 감소가 금융당국의 자본적정성 제고와 고배당 자제요구에 부응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감독당국의 배당자제 권고로 배당성향을 상향시키기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IFRS9이 시행되면 은행들은 확정 손실 외에도 향후 예상되는 손실까지 회계상에 반영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배당보다는 유보금을 늘리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당국은 IFRS9 도입으로 은행권이 추가로 적립해야 할 대손충당금이 총 2조∼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작년 말 국내 전체 은행권 대손충당금 총액(18조2000억원)의 10∼16% 수준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민간 금융사가 배당에 대해 정부의 눈치를 볼 이유는 없지만 최근 지배구조 문제 등으로 금융당국가 갈등국면이어서 몸을 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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