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대우건설 매각 무산…‘경영정상화 능력’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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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우건설 매각 무산…‘경영정상화 능력’ 의구심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8.02.0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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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협대상자 선정 8일 만에…대우건설 매각 ‘안갯속’
호반 “대우건설 위험 요소 고민…인수 중단 결정”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 7층 회의실에서 열린 대우건설 매각 관련기자간담회에서 전영삼 산업은행 자본시장부문 부행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인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KDB산업은행의 기업 경영정상화 능력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산업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이날 대우건설 인수 포기 의사를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호반건설이 지난달 31일 대우건설 인수자로 최종 결정된 지 불과 8일 만이다. 

호반건설이 인수 철회 의사를 밝힌 이유는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우건설은 이미 2016년 3분기 보고서에 대해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다. 의견거절은 감사 수행에 제약을 받아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표명이 불가능하거나 기업 존립에 의문을 제기할 만큼 객관적 사항이 불투명한 경우에 감사인이 제시하는 감사의견이다.

여기에 해외 부문에서 예상치 못한 손실마저 발생함에 따라 추가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대우건설은 모로코 손실로 해외사업 손실 규모가 지난해 3분기 누적 855억원에서 지난해 말 4225억원으로 급증했다. 여기에 올해 초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겨 다시 제작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대우건설이 카타르, 오만, 인도, 나이지리아, 베트남 등 42개국에서 300여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손실 가능성을 키웠다. 

호반건설 M&A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통제할 수 없는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 최근 발생 일련의 문제들을 접하며 우리 회사가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의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진행했다”며 “이에 대해 아쉽지만 인수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매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우건설의 해외 부문 손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매각 무산의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아울러 호반건설의 인수 포기로 대우건설 매각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산은의 책임론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지난해 4분기 부실에 따른 매각 무산으로 산은의 책임론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대우건설의 추가 부실 우려로 호반건설까지 인수 의사를 포기해 매수자가 더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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