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사 지각변동…50대로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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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금융사 지각변동…50대로 '세대교체'
  • 송현주 기자
  • 승인 2018.02.0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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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세대교체’ 인사 키워드 그대로 적용
카드.증권 등에서도 50대 CEO 발탁 가능성
삼성화재 강남구 본사 전경. 사진=삼성화재 제공

[매일일보 송현주 기자] 삼성그룹 계열사 인사를 휩쓸었던 ‘60세 CEO 퇴진룰’이 금융사들에도 적용됐다. 삼성 금융사에 50대 CEO의 등장으로 젊은 임원진이 전면 배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직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8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현성철 부사장(58·전략영업본부장), 삼성화재는 최영무 부사장(55·자동차영업본부장)을 각각 차기 수장으로 내정했다. 비금융권 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50대 CEO가 등장한 것이다.

삼성그룹은 9일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나머지 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단행할 예정이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앞두고 금융계열사 ‘세대교체’에 신호탄이 올려 진 셈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구속되면서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 사장은 모두 연임했다. 그룹 총수가 부재 중인 상황에서 변화를 꾀하기보다는 ‘안정’을 위해 기존 CEO들을 연임시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총수 복귀와 함께 경영 구도를 전자·비전자·금융 등 3개 그룹 체제로 전환할 것이란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며 금융계열사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금융계열사 인사의 키워드는 단연 ‘세대교체’다. 그룹에선 이미 60세 이상의 임원들이 떠나는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금융계열사 사장 대부분이 60세 이상이라는 점에서 대폭 물갈이가 이뤄진 것이다. 실제 지난해 삼성전자의 인사 후 삼성전자 경영진의 평균 연령은 63.3세에서 57세로 6살가량 낮아졌다.

그럼에도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주요 금융계열사들은 호실적을 기록하는 등 성과주의 측면에선 연임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조29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전년 발생한 일회성 이익을 감안하면 실질 순이익은 오히려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화재 역시 1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등이 모두 60대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아직 50대인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의 경우엔 연임과 교체로 전망이 나뉜다. 그룹이 성과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점에 힘입어 원 사장이 한 차례 더 유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계열사 사장들이 떠난 자리는 부사장급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최신형 대표 이사실 담당 임원, 심종극 삼성생명 전략영업본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계열사들의 순이익이 삼성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진 않지만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4개 금융계열사의 순이익만 3조원에 달한다.

이 부회장은 금융사 인사를 서둘러 마무리한 뒤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이 순환출자 등을 해소하고 있지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이 10%에 이르는 등 아직 완전치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지분 매각이 변수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에 따라 두 금융사의 지분율 합이 10%를 넘길 경우 금융위원회로부터 삼성전자 대주주 승인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간 계열사들은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했지만 조만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후속 조치가 어떤 식으로든 빨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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