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선업, 업황 온도차로 쓸쌀한 설 명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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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선업, 업황 온도차로 쓸쌀한 설 명절
  • 이근우 기자
  • 승인 2018.02.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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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이근우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타 산업 대비 극과극 업황 온도차로 인해 희비가 교차하며 쓸쓸하고 쌀쌀한, 이른바 쓸쌀한(?) 설 명절을 보내게 됐다.

조선업은 적자 및 수주절벽으로 인해 구조조정, 임금반납, 순환휴직 등을 실시하고 있는데 반해 반도체·정유·석유·화학은 역대급 호황을 누리며 성과급 파티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비상경영체제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로선 추가적인 급여삭감, 희망퇴직 계획 등은 없는 상태다. 다만 일감부족에 따라 순환휴직을 시행중이다.

삼성중공업이 2016년 7월부터 과장금 이상 간부들이 급여의 15~30%를 반납한데 이어 다음달부터 직장·반장·대리·사원을 대상으로 10개월간 10% 임금 반납을 추진한다. 이 회사는 앞서 임원수도 기존 72명에서 50명으로, 조직도 89개 팀에서 67개로 조정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남아있는 사무직 직원들이 1개월 단위로 순환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으며 생산직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이 10~15%, 임원들이 30~40%의 임금반납을 하고 있다. 임원 역시 3년 전 52명에서 현재 37명으로 감축했다.

더불어 채권단 요구로 인해 종업원 1만200여명(지난해 말 기준)을 1만명 미만 수준으로 낮춰야만 하는 상황이라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조선업종의 취업자(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전년동기 대비 4만2200명 줄어 23.5%의 감소율을 보였다. 이는 9개월 연속 20%대 하락세다.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은 독자 생존 또는 합병을 두고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다. 현장 실사 결과에 따라 운명이 정해진다.

업계에서는 올해 점점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다가 내년쯤엔 완전한 불황에서 탈출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에 근로자들은 매서운 추위에 설을 맞게 돼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루 빨리 정상화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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