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영남, 3차 남북정상회담 메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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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영남, 3차 남북정상회담 메신저?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8.02.0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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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헌법수반 방문'에 의미 부여…北 '외교무대 활용' 주목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이끄는 고위급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김 상임위원장의 방남에 대해 ‘헌법상 국가수반의 방문’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이끄는 고위급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김 상임위원장의 방남에 대해 '헌법상 국가수반의 방문'이라며 국제적 무대인 평창올림픽의 격에 맞춘 인선이라고 봤다. 일각에서는 김 상임위원장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맡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나아가 과거 사례에 비추어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메신저 역할을 맡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5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에서 전날밤 북한이 김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 대표단을 평창올림픽에 보내겠다고 통보한 데 대해 "김 (상임)위원장의 평창올림픽 계기 방문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헌법상 행정수반인 김 (상임)위원장이 우리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지금껏 방문한 북한인사 중 최고위급"이라며 "김 (상임)위원장의 방문은 남북관계 개선과 올림픽 성공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반영됐고 북한이 진지하고 성의있는 자세를 보였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이어 "남북 고위급 당국자간 대화 등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만남을 비롯해)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젯밤 늦게 통보를 받은 만큼 오늘 대통령을 비롯한 실무진들이 어떤 수위에서 어떤 내용을 갖고 만날 것인지 논의 중이다. 확정되는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20년 가까이 북한의 헌법상 국가수반의 지위를 유지하며 국가간 외교에서 활약해왔다. 2008년 중국 베이징올림픽과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도 그가 대표단 단장을 맡았다. 그럼에도 그가 우리 측을 방문한 적은 없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김 위원장을 파견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영태 북한연구소 소장은 "이번에 김 상임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친서를 전달한다면 '제재와 압박보다는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평화 구축에 노력하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친서 전달 이상의 역할을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중 공식 서열 2위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을 방문한 북한 인사 중 가장 고위급 인사"라며 "이번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만나면 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하고 싶다는 김정은의 의사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00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서울 답방'에 앞서 김 상임위원장을 먼저 보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 상임위원장의 상징적 역할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한편 북한 언론도 통지문을 보낸 직후 이를 보도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대표단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남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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