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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당보다 근로자 건강이 우선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지난 1월 1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주말에 일을 할 경우 임금에 휴일근로수당과 연장근로수당을 중복 가산할지를 놓고 공개변론이 열린 것이다.

근로자 측은 휴일근로수당은 쉬는 날 일을 시키지 말라는 취지로 지급하는 것이기에 연장근로수당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사용자 측은 연장근로와 휴일근로수당을 중복해 임금을 지급할 경우 비용이 과다해 근로자 고용에 부담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여야 간사단은 합의를 통해 주52시간으로 최대 근무시간을 정했다. 그러나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은 임금 등의 문제가 얽혀 있어 잘 풀리지 않고 이를 논의할 소위원회 일정도 잡지 못한 상태다.

노동계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업체와 자영업계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이 적용되면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다.

무조건적인 양보를 말하는 게 아니다. 중복할증 적용은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하고 특례업종 예외 규정이나 야간 근무시간 등 최악의 조항부터 고쳐 나가는 게 부작용을 더 완화하고 근로자의 권리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당 외에도 개선해야 할 근로자 환경은 많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지난 3일 ‘한국의 노동시간 관련 기준, 어디쯤 와 있나’라는 주제로 발표회를 가졌다.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유럽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근로시간 규정’이 매우 열악하다고 한다. 유럽 국가들은 법정근로시간을 넘겨 근무할 수 있는 업종에 대한 규정과 제약사항을 자세히 명시한 반면, 우리나라는 법 적용을 제외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례업종의 경우 근로자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주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는 조항만 있어 하루 무한대로 일을 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반면 유럽연합(EU)는 1주 근로시간을 연장근로까지 포함해 48시간으로 한정하고, 법률 적용 예외 업종도 특정하게 명시한 업종 말고는 예외 적용이 ‘안 된다’는 네거티브 방식이다.

야간 근무 관련해서는 얼마다 다를까. 우리나라는 관련법에 야간노동을 할 때 통상임금의 절반 이상을 더 주고, 임금 대신 휴가를 줄 수 있다는 내용만 명시돼 있다. 핀란드는 야간 교대 업무라도 23시에서 새벽 1시까지만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영국은 야간에 최대 8시간만 근무하며 근무 직후 주당 평균 90시간 이상을 쉬도록 하는 조항이 있다고 한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한 때 방송작가를 꿈꾸다 그만 둔 적이 있다.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면서도 저임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차마 발을 디딜 수가 없었다. 민간공익단체 '직장갑질 119' 오픈채팅방에도 애견미용사 등 특례업종에 근무하는 이들의 호소가 연이어 올라온다. 국가가 예외라고 규정해놓고 사실상 방치한 게 아닐까 싶어 씁쓸하다. 특례 업종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근로실태를 파악하고 야간이나 시간 외 근무 시 후방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박숙현 기자  unon@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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