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형님 정계 은퇴” 연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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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형님 정계 은퇴” 연설 논란
  • 변주리 기자
  • 승인 2011.02.2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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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 “속이 확 뚤려” 한나라 “특기 거짓말로 대통령 가족 폄하” 선진 “노이즈마케팅”
[매일일보]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한 가운데 정치권의 반응이 각양각색이다. 특히 박 원내대표의 ‘유신시절 후퇴’와 ‘형님정계은퇴’ 발언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야유를 퍼부어 논란이 된 가운데 이에 대한 정당별 평가의 차이가 돋보인다.

“가려운 곳 긁었다” vs “노이즈 마케팅”

민주노동당은 박 원내대표의 ‘형님정계은퇴’ 발언에 대해 “국민이 가려운 곳을 확 긁어 주었다”는 평가다. 우위영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형님정치 측근정치로 몸살을 앓고 있는 MB정권에 따끔한 경고를 한 것으로 속이 확 뚫리는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특히 일부 야유를 보낸 한나라당 의원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강상구 대변인은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더니 이제는 이제는 여당도 국회를 무시하고 있다”며 이는 “자기 발밑을 파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박 원내대표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분개했다. 배은희 대변인은 ‘유신시절 후퇴’ 발언에 대해서는 “언론자유가 보장된 대명천지에 5공 유신 운운하는 것을 보면 거짓말과 정략만 일삼는 민주당만 구태정치에 매몰되어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원내대표가 “(이상득 의원은) 3년 연속 예산안을 날치기 하면서 1조원 이상의 예산을 챙겨간 사람”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배 대변인은 “여전히 박 원내대표는 본인의 특기인 근거 없는 거짓말을 되풀이하여 대통령의 가족까지 폄하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박 원내대표 연설과 관련해 “오로지 ‘형님’만을 이용한 노이즈마케팅이었을 뿐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마친 뒤 본회의장을 나서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야유를 보낸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 권력 서열 1위가 누구인지 오늘 밝혀졌다”며 대통령의 ‘형님’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실세라고 꼬집기도 했다.

민생, “미흡하다” vs “적반하장”

복지, 구제역, 전월세문제, 일자리, 청년실업, 비정규직, 등 여러 가지 민생 현안과 관련한 박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각 정당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민노당 우 대변인은 “민생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를 나열했지만 용두사미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구체성을 반드시 보완하여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충고해, 그리 호의적이지도 혹독하지도 않은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진보신당의 반응은 엇갈렸다. 강 대변인은 “복지국가를 얘기하면서 부자증세는 얘기하지 않았고, 비정규직이 문제라면서 중간착취를 활성화하는 고용서비스활성화법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명확하고 선명한 입장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진보를 흉내 내는 것만으로는 진보가 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적반하장’이라는 평가다.

한나라당 배 대변인은 “구제역, 전세난 물가, 등 민생 현안에 대해 조속히 대안을 마련하자는 한나라당의 줄기찬 요구를 핑계만 대며 무시한 민주당이 지금 와서 민생을 이야기 할 권리가 있는지 자문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배 대변인은 복지와 관련한 박 원내대표의 발언에 “여전히 대안은 없고 선심만 가득한 ‘곳간 다 비운 후 굶게 되도 나몰라라’는 식의 비현실적 무차별 무상복지에 대한 주장을 되풀이 하는 것은 제 1야당으로서 책임의식을 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 대변인은 “구제역 논의를 위해 우리당이 대통령과의 정당 대표 회담을 제안했으나 민주당이 거부해 놓고 무슨 염치로 구제역 문제를 입에 올리느냐”며 “대통령을 ‘불통 대통령’, ‘속좁은 대통령’이라고 표현한 것은 맞는 말이지만 과연 민주당은 ‘불통 정당’, ‘속 좁은 정당’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UAE 원전수주 의혹, “애매하다” vs “무지하다”

아랍에미리트 원전수주 의혹과 관련한 박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진보신당 강 대변인은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며 “이래서는 국민이 민주당을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2월 임시국회) 등원 직전에는 UAE 원전수주 국정조사가 필요한 것처럼 하다가 막상 등원 시에는 국정조사 없는 합의안에 동의했다”면서 “그래놓고 오늘은 또 다시 구제역 국정조사를 촉구했고, 특히 UAE 원전수주 국정조사는 당내 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따라 국정조사를 요구하겠다면서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UAE 원전수주 국정조사의 경우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박 원내대표가 하겠다고 약속한 사안이었으나 오늘 연설에서는 입장이 크게 흔들렸다”며 UAE 원전수주 국정조사를 요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배 대변인은 “UAE 원전수주가 문제라는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제 경제에 대한 무지를 드러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자원개발 및 관련 기업 M&A, 대형 플랜트 수출, 고속철의 수주 경쟁에서 가장 곤란을 겪는 부분이 일본이나 중국 등 경쟁국의 엄청난 돈 폭탄 때문임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배 대변인은 “1조 달러의 시장에 진출하려는 대한민국을 주저않히고 1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시도일 뿐”이라며 박 원내대표가 UAE 원전수주에 대해 제기한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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