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벌레와의 혈투…언제쯤 안심하고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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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벌레와의 혈투…언제쯤 안심하고 먹을까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8.01.23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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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식품업계의 벌레 전쟁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품에 혼입된 이물질을 발견해 신고한 건수가 2012년부터 최근 5년간 3만건을 넘어섰다. 그 중 벌레가 가장 많이 나왔다. 특히 면류·과자류·커피 등 가장 자주 섭취하는 음식들에서 말이다.

문제는 이물질이 들어간 원인이 대부분 알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판정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소비자가 조사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고, 소비·유통단계에 혼입이 되거나 오인신고도 있다. 마냥 제조사만의 잘못으로도 볼 수 없는 것이다. 대부분 제조과정에서는 고온 등의 환경 때문에 벌레 혼입이 사실상 어렵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따라서 식약처에서도 포장지까지 뚫고 들어가는 화곡나방과 같이 일부 벌레의 경우에는 유통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이라는 이유를 들어 업체에 대한 행정처분을 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제품 섭취 중 이물질이 발생할 경우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적인 충격도 무시하지 못한다. 우연히 지나가다 죽은 벌레만 봐도 놀라는 사람이 허다한데 내가 먹던 음식에 죽은 벌레가 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는 곧 매출과 기업 이미지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하루에도 여러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관련 글이 끝없이 쏟아진다. 실제 지난해 10월 오리온이 판매하고 있는 한 에너지바에서 화랑곡나방유충이 발견됐다. 11월에는 한 소비자가 농심 육개장 사발면을 먹다 바퀴벌레가 나왔다며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려 논란이 크게 일기도 했다. 또 농심켈로그는 최근 파리가 혼입된 ‘라이스크리스피바 초코맛’ 제품을 수입·판매한 사실이 적발돼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다.

식품업계에선 벌레가 정말 골칫덩어리일 따름인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사들이고 열심히 제품을 만들었는데 굳이 관리 소홀로 벌레가 나와 비난을 당하고 싶겠느냐”며 “일부 벌레의 경우 유입을 막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곤충의 혼입은 대부분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점검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벌레 유입을 막을 수 있는 포장재가 있는데도 가격 부담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불만이 많다. 업계는 천연 성분을 활용한 해충 퇴치 연구를 진행하는 등 벌레를 차단하기 위해 힘쓰고는 있지만 사실상 현재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기술 자체가 없다고 말할 뿐이다.

최근 식품업계는 성장동력을 위해 신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그 투자비용을 벌레 유입을 막는 기술 연구 개발에 더욱 투자하면 어떨까 싶다. 비용이 들더라도 말이다. 미래 먹거리를 찾는 동안 우리 안전과 건강은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역시 투자 비용으로 인한 제품 가격 인상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업도 억울하겠지만 즉각적인 대응 태도가 현명한 해결책이다. 모두가 걱정 없이 식품을 즐기길 바랄 뿐이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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