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회장 특명 “신한을 재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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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 회장 특명 “신한을 재건하라”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1.02.18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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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제일 과제는 ‘라응찬 그늘 벗기’와 ‘조직 융합’
▲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매일일보=박동준 기자] 2009년 4월 불거진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금융실명제법 위반)에서 발원해 이듬해 9월 신한은행의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고소를 계기로 일파만파 확산된 이른바 ‘신한사태’가 길고긴 터널을 빠져나와 마무리국면에 접어들었다.

신한금융지주특별위원회는 14일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을 회장 내정자로 선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30일 라 회장의 ‘대표이사 회장’직 사퇴로 신한금융그룹을 이끌어온 류시열 회장 직무대행 체제는 오는 3월 주총에서 ‘한동우 체제’로 바통을 넘겨주게 됐다.

한동우 회장 내정자는 1982년 신한은행 창립부터 신한과 연을 맺어 신한은행 부행장(1999~2002), 신한생명 사장(2002~2007), 신한생명 부회장(2007~2009) 등을 역임해온 정통 ‘신한맨’이다.

신한지주특위가 차기 회장으로 ‘한동우 카드’를 선택한 이유도 이런 내부 출신이란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에서 불거진 분란을 수습하는데 외부인사보다는 ‘결자해지’ 측면에서 적임이라고 생각했다는 말이다.

한 내정자의 앞길이 순탄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전망이다. 5개월 동안 계속된 내분으로 조직은 풍비박산이 났고, ‘신한’의 브랜드 이미지는 땅에 떨어진 가운데 저축은행 부실 문제로 금융권 전체에 가해지고 있는 금융당국의 압박은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막판 결선투표에서 뒤집어진 결과…그들은 왜 마음을 바꿨나

‘반 라응찬’ 한택수 지지 5표 중 1표 이탈, 1표 기권…그 내막

재일교포 주주와의 화해·소통도 관건인데…‘힘빼기’ 시도부터?

14일 신한금융지주 특별위원회(이하 특위)에서 나온 최종 투표 결과는 ‘5:3:1’이었다. 한동우 내정자 선임에 찬성하는 표가 과반을 넘기기는 했지만 여전히 라응찬 전 회장을 바라보는 관점 차이에 따라 ‘친라’와 ‘반라’ 진영의 갈등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특위는 당초 ‘내분수습’이라는 차기 회장의 제일 과제를 감안해 합의를 통한 추대를 통해 회장을 선발하려고 했으나 결국 합의에 실패했고, 세 차례 무기명 투표까지 가는 접전이 이어졌다.

결선투표에서 막판 뒤집기

류시열 회장 직무대행이 후보등록을 고사하자 금융가에서는 한 내정자와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장의 2파전을 예상했다. 라 전 회장의 전폭적 지지를 업은 한 내정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대항마인 한 이사장에게 ‘반라’인 제일교포 이사들의 지지가 쏟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

총 4명의 후보가 나선 가운데 최저득표자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된 회장 선출과정에서 한 내정자가 최종 승리를 거둔 결정적 요인은 ‘친라’ 진영의 국내 사외이사의 결속을 공고히 한 채 재일교포 사외이사 1명을 포섭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금융 내부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도쿄 쪽 사외이사 한 명이 한 내정자에게 투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한 창립의 근거지인 오사카 주주보다 도쿄 주주 측은 ‘친라’, ‘반라’라는 명분보다 주주 본연의 투자 관점에서 한 내정자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관련 보도에 따르면 결선투표 직전까지 1위를 달리던 후보는 한동우 내정자가 아닌 한택수 이사장이었다. 한 이사장을 지지하던 4명의 재일교포 사외이사 중 한 명이 막판에 한 내정자 지지로 돌아섰고, 이탈표가 나오자 한 이사장을 지지하던 국내 사외이사 1명이 기권표를 던진 것이다.
 

▲ 내분 사태로 이미지가 추락한 신한의 '화합과 단합'이란 두 가지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한 회장 내정자의 양 어깨에 무거운 책임감이 달려있다.

최우선 과제는 ‘단합’, 그러나…

지난해 9월 시작된 ‘친라’ 대 ‘반라’ 진영의 물고 뜯는 골육상쟁을 통해 ‘조직의 신한’이란 이미지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번 투표에서 드러난 것처럼 한 내정자에게 주어진 임무는 ‘조직의 단합’이라는 것이 금융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그가 라 전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행보를 펼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이번 특위가 끝난 직후 라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이 등기이사 사임을 선언했지만 모두 계산된 수순이라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라응찬 전 회장은 “오랜 인연이었다. 나와 신한의 관계는 이것으로 끝났다”며 “다음 달 주총 전에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백순 전 행장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퇴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금융가에서는 라 전 회장이 회장직 사퇴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등기이사직을 유지했던 이유가 차기 회장 선출과정에 참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4일 특위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을 경우 21일 이사회에서 재투표를 할 예정이었는데, 재투표 과정에서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으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라응찬 흔적 지우기

임기를 남겨두고 자진사퇴하는 라응찬·이백순과 함께 ‘BIG3’로 불렸던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의 등기이사 임기도 다음 달 주총까지다. 이로써 신한 BIG3는 신한 사태를 뒤로 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이것으로 라 전 회장의 영향력까지 사그러들지는 미지수다. 한 내정자와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등기이사로 선출되는 3월 정기주총에서는 임기가 끝나는 8명의 사외이사와 류시열 회장 직무대행의 후임 사내이사가 선출된다.

금융가 일각에서는 3월 주총에서 새로운 구성되는 이사진이 라 전 회장의 측근 인사로 구성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고, 이렇게 된다면 라 전 회장의 영향력은 당분간 신한금융에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당초 라 회장을 중심에 두고 친라 반라로 촉발된 내분사태이기 때문에 수습과정은 라 회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처리해야 하겠지만 회장 후보 내정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여전히 라 전 회장의 영향력은 신한 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라 전 회장의 영향력 행사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면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뒤에서 수렴청정한다면 당국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한동우 내정자는 라 전 회장과 가깝지 않느냐는 질문에 “너무 이분법적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재일동포와의 관계 개선

한 금융권 관계자도 “은행 창립 이후 28년간 라 회장과 지낸 것만으로 한 내정자를 ‘친라’로 분류하는 것은 억측”이라며, “지금은 원수지간이지만 라 회장이 신상훈 전 사장과 한동우 내정자 사이에 신한은행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때 자신과 마찬가지로 상고출신인 신 전 사장을 밀었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동우 내정자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 중에 재일교포 주주들과의 관계 개선 문제가 있다. ‘신한금융지주 회장 한동우’의 즉위 과정에 최대 장애물로 등장하기는 했지만 재일교포 주주들이 ‘신한금융그룹의 발원지’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 내정자는 14일 “신한은 교포 주주들이 만든 은행이고, 교포들의 창업 이념을 계승해야 한다”며, “현재 교포 주주들의 아버지대부터 깊은 교우 관계를 유지했으며, 창립총회 때부터 만난 사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한의 경영자와 교포 주주들 사이의 소통이 중요하다”며, “이 문제는 충분히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관계개선’이 순탄할지는 의문이다. 21일 열리는 신한금융지주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결정에 결정적 키를 쥐고 있는 사외이사(총 8명) 중 재일교포의 비중을 기존의 50%에서 40%로 줄이는 안이 처리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기존 사내 등기이사 중 두 자리를 없애고 사외이사로 충원한다는 것인데, ‘관계개선’을 전면에 내걸면서 맨 처음 하는 행동이 대화해야할 상대에 대한 ‘힘 빼기’ 시도인 이중적인 태도를 곱게 받아들일 사람이 과연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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