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 내주면 문닫아야" 위기감에 '색깔론'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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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 내주면 문닫아야" 위기감에 '색깔론' 카드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01.2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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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 대해 '좌파 국가주의' 맹공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018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의 텃밭이었던 대구시장을 오는 6.13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또 다시 '색깔론' 카드를 꺼내들었다.

홍 대표는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서울시장은 내어줘도 회복할 기회가 있지만 대구시장을 내어주면 자유한국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극도의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구 등 보수 텃밭의 민심을 자극할 수 있는 카드로 전형적인 '색깔론'을 제기했다.

그는 이날 회견문 발표에서 "오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모든 혼란과 퇴행의 원인은 바로 이 정권의 '좌파 국가주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피땀 흘려 노력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빼앗아 '정부 방침'이라는 명목으로 남북 단일팀을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국가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라는 전형적인 국가주의의 산물"이라고 했다. 또 "10년 가까이 많은 강원도민과 국민들이 열심히 올림픽을 준비했는데, 한마디 국민적 논의도 없이 금강산에서 전야제를 열고 태극기도 애국가도 없는 올림픽 경기를 만드는 것 역시, 국가가 정했으니 국민은 무조건 따르라는 국가주의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남북 단일팀 논란으로 불거진 '공정성 논란'을 색깔론으로 연결짓는 발언이다.

홍 대표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논란도 색깔론의 시각으로 해석했다. 그는 "희망을 잃은 청년들이 미래를 바라보며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었는데, 강압적 규제와 오락가락 정책으로 빚더미에 앉혀 놓은 것도,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무시하고 국가가 개인의 삶까지 규제하겠다는 교조적 국가주의가 빚어낸 비극"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도 "기업들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자유를 확대하지 않고, 청년들에게 돈을 나눠주고 세금으로 공무원을 늘리는 방식 또한, 좌파 국가주의에 종속된 포퓰리즘에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이런 좌파 국가주의가 주도하는 정권이라면,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결코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그의 회견문에는 부정적 의미의 '좌파' 언급이 무려 18차례나 등장했고, 홍 대표가 직접 입에 올린 것은 14차례에 달했다.

자칫하면 텃밭 지역구인 대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홍 대표 자신이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을 지원할 정도로 챙겼지만,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인사들의 지지율이 고공행진하자 텃밭 보수 정서를 자극하기 위해 결국 색깔론 카드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여당이 지방선거를 개헌 논의와 묶어 '지방분권 찬반’ 등을 묻는 선거로 지방선거 프레임을 짜는 등 자신들의 지방선거 프레임인 '좌파 사회주의 심판론'을 종식시키려 하자 재차 심판론을 제기해 보수층의 결집을 노리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홍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 △경제분야(비트코인거래포 폐지·최저임금 상승), △공무원 일자리 확대 등 노동정책, △안보분야 등과 관련해 문 정부의 정책을 좌파 국가주의라고 비판하는 한편 이에 대한 한국당의 대책을 제시하는 등 차별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후폭풍이 거센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지역별, 산업별 최저임금 차등화와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등이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며 "또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규제프리존 정책을 비롯한 규제완화법, 서비스산업 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안보분야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평창 구상'에 대해 히틀러에게 체코슬로바키아 영토를 내주며 평화를 구걸하던 영국 체임벌린 내각의 ‘가짜 안보'와 같다며 전술핵 재배치를 재차 주장했다.

이날 홍 대표의 신년회견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케케묵은 색깔론으로 도배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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