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미군 민간인학살, 단양 곡계굴 재조명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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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미군 민간인학살, 단양 곡계굴 재조명될 듯
  • 매일일보
  • 승인 2007.04.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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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 ] 한국전쟁 당시 전국 최대 규모의 미군 민간인 학살 사건인 단양 영춘면 곡계굴 사건이 '제2의 노근리'로 재조명될 전망이다.

AP통신은 미국의 비밀해제된 문서를 통해 1950년 1월 20일 미군 전투기가 단양 영춘면 곡계굴 입구에 네이팜탄을 투하해 피난민 300명이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13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충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을 통해 도내에서 미군에 의해 1117명 이상의 민간인이 학살됐다고 발표했다.

민간인학살 충북대책위는 미군 학살 사건 중 단양 곡계굴 사건 희생자 수가 360여명으로 영동 노근리 사건 희생자 300여명보다 60여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번 AP통신 보도에서도 단양 곡계굴 사건 희생자 수는 300여명으로 영동 노근리의 248명보다 50여명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AP통신이 보도한 대표적인 미군 민간인 학살 현장 6곳의 희생자 수는 충남 아산 둔포(300명)와 단양 곡계굴이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영동 노근리(248명), 포항 송골해변(100~200명), 경남 마산 곡안리(83명), 경북 예천 산성마을(34명) 순으로 희생자 수가 많았다.

그러나 영동 노근리는 AP통신이 1999년 미군의 민간인 학살을 일찌감치 보도함에 따라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노근리사건 희생자 심사 및 명예회복 위원회'가 구성된 반면에 단양 곡계굴은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영동 노근리는 오는 2009년까지 역사공원 및 희생자 묘역이 조성되고 다음달부터 희생자 유해발굴이 시작될 예정이지만 단양 곡계굴은 진상 규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단양 곡계굴 사건의 유족들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진실규명 신청을 접수한 후뒤늦게나마 조사 개시를 결정함에 따라 그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영동 노근리 사건이 미국 언론인 AP통신의 보도로 진상 조사와 희생자 추모사업이 추진된 점을 감안하면 단양 곡계굴 사건 역시 '제2의 노근리'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간인학살 충북대책위 관계자는 "보도연맹원 집단 학살과 함께 미군에 의한 양민 학살도 반드시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며 "이번 보도로 영동 노근리 사건에 가려졌던 단양 곡계굴 사건이 재조명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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