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차기 회장, 김정태 최범수 등 예측 불허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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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차기 회장, 김정태 최범수 등 예측 불허 '경쟁'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01.1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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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과 통합 이끈 김 회장, 구조조정 전문가 최 전 대표간 2파전 양상
차기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보인 (왼쪽부터)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최범수 전 한국크레딧뷰로 대표,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인선이 혼전 양상이다. 김정태 회장이 연임 도전에 나선 가운데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 대표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면서 유효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내부 출신이냐 외부 출신이냐도 판세를 가를 주요 변수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시달리던 하나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했다. 

오는 22일 하나금융 회장추천위원회 표결을 거쳐 단독 후보가 결정된다. 하나금융 내부에선 ‘김정태 대세론’이 힘을 받고 있다. 전임 김승유 전 회장처럼 3연임에 무난히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승유 전 회장이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사태 당시 채권단협의회를 이끌며 SK그룹의 구조조정을 무난히 이끌면서 단자회사로 시작한 하나은행을 제도권에 올려놓았다면 김정태 회장은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무난히 이끌면서 3대 금융지주사로 도약시켰다는 평가다.

지난 2003년 검찰은 SK글로벌이 2001년 회계장부를 작성하면서 1조5587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부실위험을 안게 된 채권단이 협의해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도모하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김 전 회장은 당시 SK그룹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의 행장으로 채권단을 이끌었다. 김 전 회장은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채권단을 조정하면서 SK글로벌의 해외법인축소, 자산매각 등 경영정상화 계획을 견인했다. 이같이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주도하면서 하나은행은 이때부터 시중은행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 전 회장에 이어 바통을 이어받은 김 회장은 ‘금융업은 서비스산업’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실물의 그림자라는 낮은 자세와 소통으로 영업력을 끌어올렸다. 하나금융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출신도 아니고 40세가 넘어 하나은행에 입행했지만 지주회장까지 그가 오른 것도 이런 ‘섬김의 리더십’ 때문이었다는 평이다.

김 전 회장은 2015년 극렬한 노조의 반발을 수습하고 하나-외환은행간 조기통합에 성공한다. 인위적 인력감축을 실시하지 않고 상이한 두 은행간 임금체계도 단계적으로 개선하면서 통합 시너지를 창출했다.

하나금융 고위관계자는 “김승유-김정태 회장을 빼고는 하나금융지주의 역사를 설명하기 힘들다”며 “리딩 금융그룹으로 나가는데 김 회장이 성과를 냈고 이런 부분은 분명히 회추위와 이사회에서 인정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과 경쟁관계인 최 전 대표는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린다.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자문관으로 있으면서 한일은행 합병, 제일은행 매각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동걸 산업은행장과도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출신으로서 신한금융지주 전략담당 부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다만 경제금융권력을 틀어쥐고 관치의 대명사로 불리는 모피아(재무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2세대인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가깝다는 점이 어떻게 작용될지 미지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 회추위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따라 경쟁력 있는 내.외부 인사를 최종후보군에 올렸다"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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