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그룹 “남북대화 지지...대북 해상차단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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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그룹 “남북대화 지지...대북 해상차단 추가”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8.01.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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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압박으로 대화로 끌어내자는 방침...북한에 군사대응도 경고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한국전쟁 참전국을 비롯해 한국, 미국, 일본, 캐나다 등 20개국 외교장관들이 모인 이른바 ‘밴쿠버그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회의를 열고 남북대화를 지지하는 동시에 대북 해상차단을 실시한다는 공동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판문점에서 북한의 평창방문단에 대한 남북간 차관급 실무회담이 진행 중인 가운데 나온 ‘압박을 통화 대화’의 메시지라 더욱 주목된다.

미국의소리‧자유아시아방송 등 국내외 보도에 따르면, 밴쿠버그룹은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관한 밴쿠버 외교장관회의’에서 채택한 성명에서 “남북 대화가 지속적인 긴장 완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남북 대화에서의 진전을 지지할 것을 맹세한다”고 했다.

이들은 동시에 “(기존의) 유엔 결의를 넘어서는 일방적 제재와 추가적인 외교 행동을 고려하는 데에도 합의했다”며 “선박 간 불법 환적을 멈출 수단을 포함해 북한의 해상 밀수에 대응할 것을 맹세한다”고 했다.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해상 차단’을 실시하겠다는 의미다. 이들은 “대북 해상차단에 전 세계가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남북대화로 이어졌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밴쿠버그룹은 지지부진한 6자회담 대신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미국의 복심에 따라 만들어진 북핵 해결의 새로운 틀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더 이상 한반도 주변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전 세계의 문제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북태평양 쪽으로 발사할 당시 미사일 비행경로 주변에는 10대의 민간 항공기가 비행 중이었고, 그 중에서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홍콩으로 향하던 여객기 승객들은 북한 ICBM이 하늘을 날아가는 장면을 직접 눈으로 봤다”며 “이날 해당 지역에는 716대의 여객기가 비행할 예정이었다”고 지적했다.

밴쿠버그룹에 대해 기존 6자회담 참가국인 중국과 러시아, 특히 중국의 시선은 노골적인 불만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아프리카 순방 중 중국 봉황위성TV와 인터뷰를 갖고 “현재 한반도 정세가 좀처럼 오기 어려운 완화 국면에 있으며 관련국이 노력했고 남북한이 모두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결과”라며 “역사적 경험에 비춰보면 이런 시기마다 방해 세력이 나오고 심지어 고의로 차를 후진시킨다”고 말했다.

반면 틸러슨 장관은 이날 중국식 쌍중단(북핵과 한미훈련 동시중단) 해법을 공식 거부했고,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라면서도 “그러나 그들이 대화를 원한다고 말하는 절차를 먼저 밟아야 한다. 대화를 하려면 위협적 행동의 지속적인 중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북한이 대화와 협상을 택하지 않으면 미국의 군사적 선택지를 북한 스스로 촉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이날 미국에서는 미군이 진지하게 북한에 대한 군사적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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