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아파트’라고는 하는데…‘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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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아파트’라고는 하는데…‘그림의 떡’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8.01.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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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주공8단지·서초무지개 등 강남서 상반기만 5곳 분양 예정
분양가 3.3㎡당 4천만원대…서울 평균 2배·중도금대출도 불가
지난해 10월 로또 아파트로 주목받은 ‘고덕 아르테온’ 견본주택은 내방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이정윤 기자

[매일일보 이정윤 기자] 강남 집값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자 신규분양이 ‘강남 입성’의 묘안으로 꼽히고 있다. 분양가 제한으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음과 동시에 당첨만 되면 수억원대의 웃돈이 붙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도는 높은 분양가와 중도금 대출도 불가능해 결국 ‘그림의 떡’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올해 상반기에만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4구에서 총 7396가구, 일반분양만 3245가구가 예정돼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8단지 1980가구(일반분양 1766가구) △삼호가든3차 재건축 835가구(일반분양 219가구) △서초무지개 1481가구(일반분양 204가구) △고덕주공6단지 1824가구(864가구) △서초우성1 래미안 1276가구(192가구) 등이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경기 과천시를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최근 1년 내 공급된 인근 단지들의 분양가보다 10% 이상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이를 따르지 않을 시 HUG는 분양보증을 거부하게 된다.

이 경우 분양가 자체는 비교적 낮게 책정되지만, 후에 주변 시세만큼 집값이 오르기 마련이기 때문에 수억원대의 차익을 볼 수 있는 ‘로또 아파트’로 불린다.

이 가운데 ‘개포주공8단지’는 올해 첫 번째 로또 아파트로 주목 받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이 단지는 이르면 내달 또는 오는 3월에 분양 할 계획이다. 이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 초반대로 예상된다. 실제 개포2단지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84㎡ 분양권의 경우 3.3㎡당 5000만~55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정부가 분양가를 제한함에도 턱없이 높은 인근 시세와 비교했을 경우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지만 서울 전체 평균과 비교하면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지난 15일 HUG가 발표한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평균 분양가는 3.3㎡당 약 2213만원으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은 약 1028만원이다.

더군다나 8·2 부동산대책으로 투기지역에서 9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중도금대출까지 막힌 상황이다. 때문에 청약에 당첨된다 하더라도 최소 7억원 가량의 현금이 있지 않는 이상 그림의 떡인 셈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은 아파트 신규 공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분양가를 제한을 하더라도 결국 집값이 올라 ‘로또 아파트’ 같은 논란이 벌어지기 마련이다”라며 “현재로선 돈 있는 자본가들만 아파트를 늘려가는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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