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빛과 그림자’…제약·바이오만 ‘훨훨’ 과열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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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빛과 그림자’…제약·바이오만 ‘훨훨’ 과열우려 제기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8.01.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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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셀트리온 등 제약 주도하에 고공행진…공매도 세력도 기승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지난해 말부터 코스닥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며 890선 마저 돌파했지만 과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공매도도 늘면서 조정시 하락장도 예상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말에 이어 연초부터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외국인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891.61을 기록하며 900선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스닥 상승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 정책 기대에 따른 수급개선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에 따라 주도업종인 제약·바이오 위주로 자금이 몰리면 코스닥을 끌어 올렸다. 거래대금도 이미 코스피를 앞선 지 오래다. 금융투자협회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코스닥 거래대금은 12조840억원으로 코스피 8조7722억원을 크게 앞선다.  증권사에 빚을 내 투자에 뛰어드는 신용융자거래 규모다 10조5242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정부의 강력한 코스닥 육성의지에 연내 코스닥 1000돌파에 대한 기대도 감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코스닥이 단기과열에 따른 과부하에 걸렸다는 판단도 적지 않다. 실제 지난 12일 코스닥이 4%이상 강세를 보이자 한국거래소는 단기 급등에 따른 투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가장 큰 우려는 코스닥 제약바이오주가 ‘과열’이란 일각의 우려는 공매도 통계로 드러난다. 최근 한달 사이 코스닥 공매도 거래규모는 2조8962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이 이 기간 이뤄졌다. 특히 공매도 세력은 제약바이오 종목에 집중됐다.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상위 10종목 중 절반 이상이 모두 셀트리온 등 제약바이오주다. 특히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 3형제의 최근 한 달 공매도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 셀트리온이 공매도 규모가 8365억원를 기록해 가장 많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각각 2970억원, 579억원을을 기록했다.

이 중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3월 27일부터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7회’이나 지정됐지만 여전히 공매도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이 밖에 차바이오텍과 메디톡스도 각각 공매도 물량이 399억, 378억원에 달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매도하고,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기법이다. 앞으로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셀트리온 공매도 투자에 나선다.

금융투자업계서도 최근 코스닥 강세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을 발표하자 일부에서 ‘코스닥 지수가 연일 강세인데 무슨 활성화 정책이냐’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 셀트리온 등 바이오주를 제외하면 코스닥은 침체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닥이 좋은 것은 바이오 과열 때문”이라며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의 영향으로 지수가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업계 “코스닥, 제약바이오 과열 우려 여전…정부 정책 자리 잡으려면 시간 걸려”

코스닥이 900선을 향해 달려가면서 특정 업종 쏠림과 과열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아직은 코스닥에 대한 평가는 의견이 갈린다. 새로 다음 달 새로 발표되는 지수에도 바이오 섹터 비중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정책 기대에 따른 수혜를 코스닥 시장 전체가 입기에는 준비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주요 내용은 크게 세제 금융지원 확대, 코스닥 Scale-up 펀드 조성(3000억원 규모), KRX 300 지수 출시 등으로 요약된다.

특히 다음달 5일 발표 예정인 KRX300 지수는 현재 제약바이오 강세를 부추기고 있는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300 중 코스닥의 비중은 종목수 기준으로23%(68개), 시가총액 기준(6.5% 내외)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KRX300의 업종별 비중인데 코스피200과 비교해 건강관리 업종의 종목 비중, 시가총액 비중이 모두 증가했다.

코스닥 종목들을 지수에 편입할 경우 우려되는 요인 중 하나인 바이오 섹터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섹터별 배분 방식을 채택했지만, 코스닥 내에서 건강관리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30%를 웃도는 점을 감안했을 때 새로운 지수에서 바이오 섹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건강관리와 정보통신(IT + 통신서비스)의 종목수 비중과 시가총액 비중이 코스피200 대비 증가하는 점을 제외하면, 다른 업종들의 지수 내 비중은 소폭 감소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금융업종의 경우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시총 상위주들이 대부분 코스피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코스피200 대비 업종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엿보인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은 이전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으며 연기금의 차익거래 시 증권거래세(세율 0.3%) 면제 방안의 경우도 실질적으로 올 하반기에나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면서도 “다만 새로운 지수를 발표하고 올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이익 등을 감안할 때, 코스닥 지수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주 과열과 더불어 정부의 코스닥 정책이 시장 전체에 퍼지기에는 아직까지 준비가 덜 됐다는 의견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과열됐다고 판단한다”며 “미래 성장 가능성으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는데 현재 주가는 공매도 물량이 겹쳐 생성된 가격이므로 향후 조정국면에서도 투자자들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코스닥 정책 활성화 방안이 제약·바이오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코스닥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하려면 일단 중소형 종목에 대한 정보가 많아야 한다”면서 “특히 벤처투자의 경우 연기금 등 기관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아야 하는데 현재 많이 부족하다. 현재 코스닥 상승은 제약·바이오 종목 상승에 따른 강세장이지 정책에 따른 수혜가 시장에 퍼지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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