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IB부문서 승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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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IB부문서 승부 본다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01.1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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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보험 등 주요계열사 자산관리·투자전략 협업 강화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신년 투자금융(IB) 시장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달말 다주택자의 대출을 대폭 조이는 신총부채상환비율(신DTI)가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만큼 가계대출이 줄어들면서 금융권이 IB부문으로 화력을 옮기는 모양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들은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 주요 계열사의 자산을 통합해 운영하면서 투자토록 조직개편에 나섰다. 이는 신DTI도입에 따라 가계대출 부문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자금융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감독규정 변경 예고,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등의 행정 절차를 거쳐 늦어도 이달 31일 신DTI 시행 안건을 의결할 방침이다. 금융위가 의결하면 시중은행들은 즉시 신DTI를 적용해 대출해야 한다.

신DTI가 적용되면 두 번째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기존 주택대출의 이자만 반영해 계산했던 현행 방식과 달리 기존 주택대출의 원리금을 모두 반영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국민은행 자료를 기준으로 1인당 평균 대출 금액이 2억5800만원에서 2억2700만원으로 3100만원(12.1%)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금융지주사는 투자금융을 강화하는 차원의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KB금융지주는 작년말 ‘자본시장부문’을 신설한데 올해 상반기 중 이 부문 산하에 그룹 통합 트레이딩센터도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유자산 운용 현황 점검, 투자수익 관리 등을 총괄한다. KB금융은 이미 지주사와 KB국민은행, KB증권 등 3사의 협업체계인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을 2년째 유지하고 있으며 은행과 증권간 IB부문을 결합해 만든 기업투자금융 특화 복합점포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신한금융은 작년말 ‘그룹 투자운용사업 부문’을 신설했다. 여기서 신한은행과 신한생명, 신한금융투자 3개 회사 고유자산 약 46조원의 운용 전략을 편다. 각 사에서 베테랑 펀드매니저 80여명을 투입하고 업무지원조직과 하우스애널리스트 등 인력을 확충해 150명 수준으로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KEB하나은행 IB사업단장이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을 겸직하는 구조다. 특히 하나금융투자는 기존 투자금융본부를 투자금융1본부와 투자금융2본부로 확대하고 부동산금융본부 산하에 부동산솔루션실을 신설했다.

NH농협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계열사 IB 조직을 일원화하는 매트릭스 추진체계를 지향하는 것과 달리 관계사의 자율성을 고려한 CIB 협의체 방식을 채택했다. 이 CIB 모델에는 올해 상반기 NH-Amundi(아문디) 자산운용에 조성한 3000억원에 달하는 NH인프라펀드를 적극 활용한다.

인프라펀드가 지분투자로 버팀목 역할을 하면 NH농협은행 또는 NH투자증권이 외부투자자 모집 등의 금융주선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안정적 배당과 주선수수료 수입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올해 국내외 인프라자산 시장에 본격 진출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동성 자금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가계대출 확대나 대출금리 인상 등은 정부의 규제로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투자금융쪽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금융권의 IB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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