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자는 다 죽여라” 지존파 살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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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자는 다 죽여라” 지존파 살인 사건
  • 한종해 기자
  • 승인 2007.04.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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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에 시체소각장ㆍ감금실까지 만들어…5명 살인

1994년 9월 19일, 소위 ‘살인공장’까지 차려놓고 살인을 밥 먹듯 저지른 이른바 ‘지존파 살인사건’이 세상에 알려져 사람들을 경악케했다.

이들이 거처하며 엽기적인 살인 행각을 일삼은 전남 영광군 불갑면 금계리 아지트 지하실은 끔찍한 ‘인간도살장’이었다.

불우한 가정 출신으로 정상적인 교육을 제대로 못 받고, 고교 중퇴 이하의 학력이 고작인 이들은 공사판을 전전하다 1993년 7월 포커판에서 두목 김기환을 만나 ‘지존파’라는 범죄 단체를 결성했다.

이들은 가진 자를 응징하고, 부유층의 재산을 빼앗아 10억원을 모은다는 목표아래 범행을 저질렀으며 자신들의 범죄 동기를 ‘불평등한 사회적 모순’에 돌리고 자신들의 전도된 가치관을 정당화하려 했다.

결국 살인ㆍ강도ㆍ사체유기죄 등을 적용, 사형을 선고받은 지존파 일당은 1995년 11월 2일, 서울구치소에서 사형에 처해졌다.

1994년 4월 경 두목 김기환(27)은 강동은(23ㆍ학교후배), 김현양(23), 강문섭(21), 문상록(24ㆍ교도소동기), 백병옥(21)(1995년 11월 2일 사형당할 당시 나이) 등과 함께 전남 함평군 대동면의 포커판에서 ‘불평등한 사회적 모순’에 대한 증오를 행동으로 나타내자는 뜻에서 ‘지존파’라는 이름의 범죄 집단을 결성했다.

이들은 ‘돈 있고 빽 있는 자의 것을 빼앗고 그들을 죽여’ 10억을 모은다는 목표로 1천200명에 달하는 백화점 고객명단을 입수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1차 범행=1993년 7월 살인연습을 위해서 충남 논산에서 대전역 방향 두계역 부근을 혼자 걸어가던 최미자(23ㆍ여)씨를 인근 야산으로 납치, 성폭행하고 두목 김기환이 “범죄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며 목 졸라 살해 후 암매장 했다.

◆2차 범행=1993년 8월 오후 3시께 조직을 배반했다는 이유로 같은 조직원인 송봉우(23)를 전남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 부근 야산으로 끌고 가 곡괭이 등으로 등과 머리 등을 찍어 살해, 암매장했다.

◆3차 범행=1994년 9월 8일 오전 3시께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부근 길가에서 그랜저 승용차를 앞뒤로 가로막아 세운 뒤, 차에 있던 이종원(36ㆍ밴드마스터ㆍ경기도 성남시)와 이모(27ㆍ여ㆍ술집종업원)양을 납치한 뒤 몸값을 요구, 받아내지 못하자 이양을 성폭행하고 이틀 뒤 이종원씨를 살해했다.

◆4차 범행=1994년 9월 13일 오수 5시께 경기도 성남시 동서울 공원묘지에서 벌초를 하던 소윤오(42)-박미자(35)씨 부부를 가스총을 쏴 쓰러뜨린 뒤 아지트로 납치해 몸값 1억원을 요구, 소씨가 14일 광주시 광천터미널 부근에서 회사 관계자로부터 현금 8천만원을 받아오자 증거를 없애기 위해 소씨 부부를 살해했다.

범행수법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1994년 3월 전남 영광군 불갑면 금계리81에 김기환 명의로 집을 지어 아지트로 하고 중장비를 동원해 지하에 철장으로 된 감금실을 설치한 것을 비롯, 시체를 소각할 수 있는 대형 화덕을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소씨를 “고통 없이 죽여주겠다”며 술을 먹인 뒤 공기총으로 쏴 살해하고 부인 박씨도 칼과 도끼 등으로 살해하고 시체를 토막 내 소각장에 넣어 태워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또 숨진 이씨가 몸값을 지불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자 음주은전 교통사고로 위장하기 위해 술을 먹이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워 질식시켜 살해한 뒤 이씨의 그랜저 승용차에 시체를 싣고 전북 남원 부근 계곡으로 떨어뜨리는 등 치밀한 범죄수법을 보였다.

조직 결성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1993년 7월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된 김기환을 우두머리로 지존파를 결성, ▲우리들의 뜻을 거스르고 배반하는 자는 무조건 죽인다 ▲목표액 10억원이 채워질 때까지 돈 많은 사람들에게 빼앗는다 ▲돈 많은 자를 저주한다 등의 강령을 세루고 치밀하게 범행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동기 조직 강령에서도 나타나듯 이들은 가진자를 원수로 규정, 그랜저급 이상의 승용차를 탄 사람들을 무작위로 골라 잔혹한 수법으로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존파 살인사건 사건 일지
▲1993년 2월 = 두목 김기환의 제의로 강동은, 문상옥, 송봉우와 지존파결성 논의
▲1993년 3월, 6월 = 백병옥, 김현양 가담
▲1993년 7월 = 지존파 결성, 최미자씨 살해
▲1993년 8월 = 강문섭 가담
▲1994년 6월 = 김기환 강간치상 혐의로 광주교도소 수감
▲1994년 8월 = 이주현으로부터 무기구입 및 백화점 고액거래자 명단 입수, 조직원 송봉우 살해
▲1994년 9월 8일 = 이종원씨와 이모양을 양수리에서 납치
▲1994년 9월 9일 = 이종원씨 살해
▲1994년 9월 13일 = 벌초 중이던 소윤오, 박미자씨 납치
▲1994년 9월 15일 = 소씨 부부 살해
▲1994년 9월 16일 = 이모양 탈출, 경찰에 제보
▲1994년 9월 19일 = 아지트서 일당 6명 검거
▲1994년 9월 21일 = 시체 발굴 및 현장검증. 6명 구속
▲1994년 9월 22일 = 1차 범행 피해자 최미자씨 시체 발굴
▲1994년 9월 24일 = 이주현 자수
▲1994년 9월 25일 = 백화점 고객명단 유출자 김민경양 등 경찰 자진 출두
▲1994년 9월 26일 = 이주현 김밍경양 구속
▲1994년 10월 18일 = 1차 공판
▲1994년 10월 19일 = 2차 공판 김기환 등 5명 사형구형
▲1994년 10월 31일 = 1차선고 김기환등 5명 사형선고
▲1995년 2월 9일 = 항소심, 지존파 6명 1심대로 사형선고
▲1995년 5월 27일 = 대법원, 원심대로 사형 확정
▲1995년 11월 2일 = 지존파 6명 모두 사형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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