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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규제로 뒤덮인 2017 부동산시장
건설사회부 이정윤 기자

[매일일보 이정윤 기자] 견본주택을 가게 되면 몇몇 예비청약자들과 꼭 대화를 나눠보려고 한다. 물론 수많은 내방객들 중에는 투기가 목적인 사람들도 있겠지만, 보통은 당장 내집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실수요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대다수는 요즘 들어 새로운 정책이 너무 많이 나와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고, 평생 처음으로 내집마련을 해보려는데 힘들 것 같다며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번 정부는 하나의 규제를 발표한 후 시장 반응에 따라 추가규제 덧붙이기를 반복했다.

물론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것보다는 상황에 맞는 유연한 규제가 갖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7개월간 6차례에 걸친 정책 발표는 너무 빈번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렇게 정신없을 정도로 과열된 집값을 잡기 위한 규제가 쏟아졌지만,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규제의 주요 타깃인 강남 집값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무주택 실수요자들조차 내집마련이 만만찮아졌다. 젊은 층의 경우 차곡차곡 모아온 청약통장을 써보지도 못한 채 새아파트 분양을 포기하기도 한다.

특히 다주택자 전체를 투기세력으로 몰아세운 정부의 태도도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정부는 양도소득세 중과,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등으로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내놓으라고 채찍질을 하고 있다. 임대주택사업자 활성화방안으로 다주택자들에게 세금감면이라는 당근을 주기도 했지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수준에 그쳤다.

다주택자들 사이에선 집을 팔지 않고 버티면 그만이라는 분위기다. 정권이 바뀌면 부동산 정책도 함께 바뀐다는 여러 번의 학습효과와 함께 믿을 건 부동산뿐이라는 오랜 신념이 맞물린 결과다.

서민들의 내집마련 기회를 확대하고 비정상적인 부동산시장의 정상화를 이루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규제로 시장을 끊임없이 옥죄는 것이 자유시장경제에 알맞은 정책인지는 의문이다.

이제 해가 바뀌면 정부가 쏟아낸 규제들이 본격적으로 현실화되기 시작한다. 정부의 의도대로 집값이 떨어질지 아니면 예상 밖의 시나리오로 시장이 움직일지는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게 어느 쪽이든 한 쪽으로만 치우친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앞으로 있을 규제들은 시장의 원리에 따라 균형 잡힌 모습이길 바란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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