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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참사를 정쟁거리로 삼아서야
송병형 정경부장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5일 충북 제천 화재참사 현장을 방문해서 “이 사고를 세월호처럼 정쟁에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어지는 발언내용은 좀 달랐다.

홍 대표는 “제천참사는 현장 지휘 책임자가 큰 잘못을 했다. 세월호 때도 TV 화면을 통해 (볼 때) 배는 기울어져 가는데 구명정이 가서 배 주위만 빙빙 돌았다. 현장에 출동한 지휘관들이 판단을 잘못하면 이런 참사가 난다”고 했다.

이어 “세월호와 똑같은 사건이다. 현장에 출동한 지휘관이 몸 사리고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으니 이런 참사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까지는 현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발언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홍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문제는 연말이 되면 전국의 소방점검을 해야 되는데, 그걸 안했을 거다. 문제의 소재는 거기에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정치보복이나 또 정권 잡았다고 축제하는데 바빠 가지고 (소방점검을 안했을 것)”라며 “과연 정권 담당능력이 있냐”고 했다. 그러면서 “연말에 소방점검하고, 화재 참사 예방하는 건 기본적인 것”이라고 했다. 제천 참사를 정쟁에 이용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면 나와서는 안 될 말이다.

홍 대표는 이틀 전인 23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참사를 이용해 정권을 잡은 세력들이 세월호보다 더 잘못 대응해 사상자를 키운 제천 참사를 어떻게 책임지고 수습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박근혜 정권이 최악으로 못했던 것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처다. 적폐 세력과 궤를 같이한 한국당의 홍 대표가 해서는 안 되는 막말을 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한국당은 장제원 수석대변인의 논평을 통해서도 논란을 불렀다.

장 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대형 참사 앞에서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 겨우 울먹이는 것이냐. 집권 8개월 만에 권력 주변이 아첨꾼들로 북적대는 것을 보니 정권의 미래가 썩 밝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천을 방문한 뒤 청와대가 올린 에피소드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청와대는 전날 “유가족 욕이라도 들어주는 게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라며 (문 대통령이) 울먹였다”고 소개한 바 있다.

장 대변인은 이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청와대를 과거 이승만 정권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이 낚시를 하다 방귀를 뀌자, 곁에 있던 이익홍 내무장관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했다는 사건 이후 사상 최고의 아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는 '세월호 트라우마'에 빠져 있는 병약한 정치가 아니다. 또 말로만 '안전사회'를 외치는 무책임한 정치도 아니다. 사랑하는 이와 생이별한 충격에 빠져 있는 유가족들 앞에서 정쟁을 일삼는 정치는 더더욱 아니다.

송병형 기자  byhysong@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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