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다사다난 끝판왕 ‘2017 정유년’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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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다사다난 끝판왕 ‘2017 정유년’을 보내며
  • 나기호 기자
  • 승인 2017.12.25 13: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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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올 한 해 전 세계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3%대라는 놀라운 성장을 보였지만, 유독 다사다난(多事多難)한 대한민국의 ‘2017년 정유년(丁酉年)’은 표현 그대로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은 시간들로 가득했다.

굳이 곱씹어 보자면, 올해는 대한민국 헌정 사상 대통령이 파면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고 새롭게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적응 기간도 없이 북한 핵실험에 촉대를 세워야 했다. 또 중국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경제보복을 단행했고, 살충제 달걀,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은 정부·기업·국민 모두가 막대한 피해를 감수했다.

특히 올해는 연이은 재난사고로 국민들의 가슴을 졸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실례로 여수와 인천 소래포구 전통시장에 발생한 화재는 갈 곳 잃은 영세상인들의 시름으로 서서히 곪아갔고, 포항에 일어난 5.4 규모의 지진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주일 연기하는 유례 없는 패닉을 일으켰다.

올해 마지막 12월 역시 믿기 힘든 대참사가 벌어졌다. 지난 21일 충북 제천시에 있는 스포츠센터에 화재가 일어나 29명(여자 23명, 남자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하며 갖가지 의혹과 원인 규명 해소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미 가족을 잃은 이들은 슬픔과 분노로 희석된 무거운 마음을 안고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매년 겨울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기분문화도 균열과 한파로 얼어붙었다.

훈훈한 기부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던 기업들은 기본 정도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고, 개인 기부금은 잇따른 기부단체들의 비리와 사건·사고들로 얼룩져 인심까지 닫히게 만들었다.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일어난 사건·사고들로 가장 중요한 ‘신뢰’가 크게 줄어든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어느 때보다 모금과 봉사자분들도 부족한 상황이여서 운영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던 ‘2017년’은 모두가 고생한 한 해다. 2018년 무술년(戊戌年)에는 무언가 새로운 옷을 입고, 새롭게 출발하는 발판이 마련돼야 한다. 힘든 과거를 잊는 것이 아닌 되풀이할 수 없는 중대한 과제를 가공해야 정부도 국민 모두에게 유효한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

지금은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가 중요한 시기다. 올해가 끝나기 전 “고생했고, 감사했다”는 말 한마디를 건내 받으며, ‘2018년’을 힘차게 맞이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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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7-12-29 15:09:17
올 한 해 전

어려움도 많은 시간들로 가득했다.

핵실험에 촉대를 세워야 했다

갈 곳 잃은 영세상인들의 시름으로 서서히 곪아갔고,

유례 없는 패닉을 일으켰다.

슬픔과 분노로 희석된 무거운 마음을 안고

기분문화도 균열과 한파로 얼어붙었다.

중요한 ‘신뢰’가 크게 줄어든 것이

무언가 새로운 옷을 입고,

되풀이할 수 없는 중대한 과제를 가공해야

유효한 설득력을

말 한마디를 건내 받으며, ‘2018년’을 힘차게 맞이하길 바라본다.

--- 벌꿀은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