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트홀 공 - 움직임탐구그룹 14feet 신작 '숨의 자리' 공연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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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트홀 공 - 움직임탐구그룹 14feet 신작 '숨의 자리' 공연 전시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7.12.2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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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한 사람의 몸의 안과 밖을 넘나드는 소통과 정보교환의 과정, 즉 숨(호흡)을 통해 몸의 대안적 탐구를 하는 특별한 공연 전시가 29일 부터 31일 까지 서울 영등포구 인디아트홀 '공'에서 열린다.

보이지만 사라지는 것,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이 있다. 당신은 무엇을 볼 것인가, 이미 알고 있는 것만을 보며 만족할 것인가? 혹은 낯선 것의 존재를 받아들일 것인가? Move Move Move Festival(이하 ‘뭅뭅뭅’)은 사라진 것, 사라질 것, 당신이 없었다면 존재하지도 않을 것을 움직이게 ‘하는’ 과정을 통해 느끼는 ‘공연’ 전시다.

2015년부터 뭅뭅붑 페스티벌을 기획해온 인디아트홀 공은 기존의 단일 프로그램 ‘뭅뭅뭅’을 확장해 올해부터는 작은 페스티발로 개최한다. 2017년 ‘뭅뭅뭅’ 페스티벌은 서로 다른 것들이 부딪치고 만나 하나의 공연이 되고 전시가 되는 과정을 새롭고 실험적인 다양한 공연들을 통해 보여준다.

각자의 예술 영역 안에서 장르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실험하고 있는 멈추지 않는 여러 창작팀들의 시도를 ‘뭅뭅뭅’ 페스티벌로 모았다. 페스티벌 마지막 작품으로 참여하는 움직임탐구그룹 14feet는 신작 <숨의 자리>를 통해 기존 무용 장르의 관습을 넘는 새로운 대안을 함께 탐색한다.

움직임탐구그룹 14feet의 2017년 신작, <숨의 자리>

<숨의 자리>는 몸에 대한 대안적 탐구를 지속해온 ‘움직임탐구그룹 14feet(대표 이소영)’의 두 번째 신작으로, 이번 신작은 ‘숨(호흡)’에 대한 근본적인 리서치에서 출발했다.

인간의 숨은 한 인간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생리적인 과정인 호흡을 말한다. 호흡은 우리 몸 외부의 공기가 신체로 유입되는 순간에 시작되어, 우리 몸 내부의 공기가 신체 밖으로 배출되는 순간에 끝나게 된다.

때문에 호흡이란 신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외부 환경과 신체 내부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과정 자체이기도 하며, 내외부 간의 밀도 높은 정보교환이 이루어지는 순간의 연속이기도 하다.

<숨의 자리>는 한 사람의 몸의 안과 밖을 넘나드는 숨의 소통과 정보교환 과정을 무용수와 관객 사이의 감각 교환 과정으로 확대시키는 작업이다. ‘숨’의 자리에 ‘춤’이 놓이면서, 춤은 숨처럼 가장 본질적인 소통과 정보 교환의 과정 자체를 의미하게 된다. 춤을 교환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공연의 객체의 자리에서 주체의 자리로 옮겨가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 한다.

본 공연에서 움직임은 계속해서 교환되어, 관객과 무용수 사이에서, 무용수와 무용수 사이에서 움직임은 모방과 교환을 반복한다. 무용수는 여러 관객의 미세한 움직임을 관찰하고 몸짓을 따라한다. 불완전하게 조합되는 행위는 새로운 움직임의 패턴을 형성해 내며 점차 하나의 춤이 되어 간다.

이소영과 움직임탐구그룹 14feet 이소영은 다양한 현대무용 작업에서 안무가와 무용수로 활동해 오고 있다. 대표적인 안무작으로 <향,수>, <손-차마 다하지 못한 말>, <흔들리는 눈동자>, <1*1=complex>, <척추-가느다란 의지>, <I’m all ears> 등이 있다. 무용 이외의 시각예술 분야의 퍼포먼스와 뮤지컬, 연극 분야에서도 다양한 예술가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소영의 무용 작업은 꾸준히 이어온 몸에 대한 리서치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앞서 언급한 대표적인 안무작에서 코, 손, 눈, 척추, 성기, 귀 등 신체에 집중한 깊이 있는 탐구를 타인과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 탐색으로 발전시켜왔다.

2016년에는 이러한 리서치의 결과물로서 <14feet>라는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14feet>는 뇌와 심장에 주목해 몸과 에너지의 파동에 대해서 무용의 언어로 접근한 작품이었다. 작품을 준비하며 ‘움직임탐구그룹 14feet’를 결성하고 리서치 과정을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14feet> 리서치의 연장선상에서 올해는 호흡기관인 폐의 작동방식에 집중하며 소통을 위한 몸의 언어를 계속 탐색중이다. <숨의 자리>는 그러한 탐색의 결과물이다.

<숨의 자리>의 리서치 진행과정 이번 공연에는 <숨의 자리>에 공연에 앞선 지난 1년간의 리서치 결과가 담길 예정이다. 특히 리서치 기간 진행된 워크숍은 관객이 관객의 자리에 위치하면서도 무용수와 적극적인 교환 과정을 작품 안에 녹여낼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해 온 시간으로, 관객의 능동적인 역할에 대해서 고민한 과정이었다.

공개적으로 리서치 참여자들을 모았으며, 수개월의 워크숍 리서치 과정을 거치면서 참여자들과 질문을 공유하고 움직임 방식에 대해서 깊이 논의했다. 타인의 신체를 감각하는 방법, 감각을 담은 실현 가능한 공연 구조에 대한 생각을 고민하며 축척해 나가기도 했다. 실제 공연에 참여하는 무용수의 숫자는 3명으로 제한되지만, 작품의 전체 맥락과 형식 속에는 워크숍 참여자들의 움직임과 기억이 축적되어 담겨있다.

움직임탐구그룹 14feet 는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이소영을 중심으로 몸과 춤의 본질을 찾는 리서치 그룹이자 프로젝트 그룹이다. 작년 인디아트홀 공에서 처음 선보인 작업 <14feet>가 출발점이 되었다. <14feet>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파장의 영역과 작용 원리를 춤으로 해석해 냈다.

<숨의 자리>의 주요 개념

숨 -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본능적 움직임일 뿐만 아니라, 소통의 시작이다. 들숨을 통해 공간을 받아들이고, 날숨을 통해 신체 내부의 정보를 공간에 내어 놓게 된다. 깊은 숨은 몸의 모든 움직임을 깨워 감각을 활성화한다. 숨 안에는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냄새, 온도, 신체 안팎의 모든 공간, 타인에 대한 인식 그리고 지금 여기에 서있는 자신까지도.

교환 - <숨의 자리>에서 교환이란 한 사람의 몸 안팎을 넘나다는 숨을 통한 정보의 소통 과정이면서, 또 다른 의미로 무용수와 관객 사이의 감각을 통한 소통 과정을 의미한다. 특히 후자의 교환은 공연에서 관객과 무용수 사이의 움직임에 대한 관찰, 모방, 재연의 형태를 통해 이루어진다.

14 feet - 14 feet는 심장의 파장이 누군가에게 가닿을 수 있는 거리로, 자신으로부터 14 발자국 정도까지의 영역이다. 이 범위 안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서로의 심장에서 심장으로 전해지는 파장에서 이미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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