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MB 회동 앞두고 긴장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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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 MB 회동 앞두고 긴장하는 이유
  • 박정자 기자
  • 승인 2011.01.2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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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명박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의 청와대 회동을 하루 앞두고 대통령과 주요 기업 총수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이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간 회동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부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 30대 그룹 총수들을 비롯해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 등 경제 5단체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올해 정부가 경제목표로 제시한 ‘5% 성장·3% 물가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재계의 협조를 당부하고,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정부의 환율정책 기조와 한·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경제적 효과도 설명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 5%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재계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더불어 대규모 고용을 통한 사회적인 일자리 창출 역시 정부에게는 중요한 과제다.

이날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재계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향후 투자 및 일자리 창출에 대해 함께 노력하자는 독려를 겸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오는 7월 복수노조 허용 등 노사관계 환경이 크게 달라지는 것에 대비할 것을 재계에 당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환경이 달라지는 것?계기로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노동계와 함께 찾아달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경제계 신년하례회에서 현재 미국 일본의 절반 수준인 한국의 노동생산성을 다른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의 만남을 앞 둔 재계는 아연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해 9월 기업인들과의 회동 당시 이 대통령이 "여기 계신 총수들이 마음먹으면 동반성장 하나 못하겠느냐"며 재계를 사실상 질책한 바 있어, 이번 회동에서도 동반성장 및 고용확대와 관련해 대통령이 어떤 주문을 할지 좌불안석이다.

대통령과의 회동을 앞두고 지난 주 LG, SK, 포스코, CJ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일제히 올해 채용규모와 투자 계획을 밝히고 나선 것도 모두 지난 번 회동 당시의 대통령의 요구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가장 심각한 현안으로 등장한 물가 안정을 위해선 어떤 요구를 할지 재계는 긴장하고 있다.

특히 재계는 최근 이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는 발언을 한 이후 공정위가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가는 모습을 본 후, 물가 안정과 관련해 대통령이 어떤 주문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한 이 대통령과 현 정부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날이 갈수록 재계에 부담되는 주문만 쏟아내는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지난해 초 '긴급 투자 및 고용 관련 간담회'를 열어 재계가 투자하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더니, 9월 회동에선 공정사회 구현을 명분으로 동반성장을 강하게 질책했다. 정말 이번 회동에서 물가인상을 위해 공급가를 낮추라는 주문을 할까 무섭다"며 "이렇게 무슨 일만 벌어지면 바쁜 재계 총수들을 불러들이는 게 '비즈니스 프렌들리'냐"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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